장충식 한적총재가 박기륜 사무총장의 사퇴요구로 불거진 한적 내분사태는 한마디로 꼴불견이다. 제3자가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라 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보기엔 마치 총재와 사무총장간의 알력으로 비춰진 내분사태는 한적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킨다. 한적은 내분사태를 하루 속히 수습해서 그 고귀한 본래의 위상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적십자사라는 곳이 어떤 곳인가. 그간 적십자사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서 온 인도주의 실천의 고귀한 전위대로 인식돼 왔다. 툭하면 헤게모니 쟁탈전도 마다 않는 시정의 여느 단체나 조직과는 달라야 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총재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존경 받는 원로급 인사가운데서 배출되는 것이 관례였다.
주로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국무총리를 지낸 분 가운데서 충원돼 온 게 이를 입증하지 않는가. 가뜩이나 장 총재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차질을 빚었던 점에 비춰보면 한적의 내분사태는 어이없는 자충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무총장의 명퇴를 종용한 장 총재의 의중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3차 이산상봉을 코앞에 둔 시점에 '후진을 위한 용퇴'종용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
만약 항간의 소문대로 자신의 발언으로 야기된 사태의 수습 과정에서 생긴 섭섭함 때문이라면 더욱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시중에는 장 총재 후임 하마평까지 나돌고 있다.
당국도 적십자사의 이런 혼란상태를 정리하는 편이 나을 듯 싶다. 그 시기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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