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지역의 한적한 농촌마을들에서 최근 중ㆍ고생 남매와 초등학생을 포함한 4명이 잇따라 잔혹하게 살해됐다. 경찰은 남매 살해사건의 범인을 검거, 다른 2건의 범행 여부를 집중 추궁 중이다.■ 발생
20일 오전 9시35분께 고창군 무장면 만화리 야산과 인근 논에서 박모(17ㆍ여고2)양과 동생(13.중1) 남매가 각각 흉기에 찔리고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박양은 하의가 벗겨진 채 소나무 두 그루 사이에 포장용 비닐끈으로 양 손발이 결박된 상태였으며, 오른쪽 허벅다리 살점이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로 잘려나갔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는 인근 고수면 예지리 논에서 박모(70ㆍ고창읍) 할머니가 상체와 팔, 머리가 떨어져나가고, 주변에 지름 1㎝정도 크기의 살점들이 곳곳에 흩어져있는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또 10월25일에도 해리면 평지리 산 중턱에서 정모(11ㆍ초등5)양이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됐다. 범인은 정양의 옷을 가위로 잘라 만든 끈으로 손발 등을 묶었으며, 정양 책가방에 남은 끈과 옷가지 등을 넣어두고 달아났다.
■ 남매 살해사건 범인 검거
경찰은 전날 밤 현장주변 목격자들이 진술한 인상착의 등을 토대로 이날 오후 인근 무장면 김해선(31.무직)씨를 검거, 박양 남매를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내고 김씨 집에서 피묻은 낚시용 칼과 끈, 옷가지 등을 찾아냈다.
김씨는 "남매를 무작정 따라가 동생을 먼저 목졸라 죽이고, 박양은 성폭행한 뒤 칼로 찔러 살해했다"며 "잘라낸 박양의 살점은 집에서 키우는 개에게 먹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다른 2건의 살인사건 피해자도 성폭행을 당하거나 신체가 잔인하게 훼손되는 등 박양 남매 사건과 유사점이 많다고 보고 김씨의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김씨의 정신감정도 의뢰키로 했다.
■ 범인 및 피해자 주변
범인 김씨는 중졸 학력에 강간 특수절도 등 전과 8범으로, 평소 마을 주변을 배회하며 여학생들을 희롱하는 등 시비를 일삼아 주민들로부터 기피대상이 돼왔다.
희생된 박양은 아버지가 6년전 작고한 뒤 취로사업으로 집을 자주 비우는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 일을 도맡고 동생들을 돌보아온 효녀로 주민들의 칭찬과 사랑을 받아왔다.
한편 같이 숨진 동생은 누나를 지키기위해 범인과 끝까지 격투를 벌이다 숨진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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