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인터뷰를 거절한 이유는?'사실 20일의 한ㆍ일전은 히딩크 감독을 위한 일전이었다.그가 이날 경기를 보고 한국대표팀의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했을까가 축구계와 팬들의 가장 깊은 관심사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19일 "경기후 어떤 인터뷰도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고 이를 협회직원을 통해 한국기자단에게 전달했다.
순간 히딩크 감독의 한마디가 이번 한ㆍ일전의 핵심이라고 생각한 기자단은 아주 난감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에게 불평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었다. 히딩크 감독의 공식취임은 계약상 내년 1월1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21일 네덜란드로 갔다가 새해 1월7일 한국에 입국, 10일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을 명확히 구분하는 히딩크 감독은 취임전 한국팀의 경기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그럴 권한도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히딩크 감독은 20일 오후 6시20분 경기장에 입장했으며 선수들이 몸을 푸는 장면을 그라운드 주변에서 유심히 지켜보았다. 돋보기를 쓴 그는 표정의 변화없이 냉정하게 한국선수들의 플레이를 관찰했다.
한마디 없이 메모만 했다. 단 경기후 그를 따라다닌 일본기자가 소감을 묻자 "1-1은 좋은 결과"라고만 언급했고 한국팀 관계자들이 "심판이 경기를 망치지 않았는가"라고 묻자 이에 동의를 했을 뿐이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고 공식적인 상견례를 가졌다. 그가 한국대표팀에 대해 가능성을 발견했는지, 아니면 실망했는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날 한국대표팀의 경기내용으로 볼 때, 또 그의 몇마디 언급으로 미뤄볼 때 다소 안도감을 갖지 않았을까 생각할 뿐이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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