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선정 안팎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이 19일 위성방송사업자로 선정됨으로써 90년대초 필요성이 제기된 후 95년 8월 무궁화위성 발사를 계기로 구체화했던 위성방송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그 동안 위성방송 사업은 재벌참여 문제, 단일사업자 선정 등으로 커다란 진통을 겪었다. 방송위가 통합방송법이 3월에 공포된 후 8개월 동안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은 것은 위성방송이 방송, 산업, 문화, 시민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방송위는 청문회 등을 거치며 언론계 학계 등 14명의 심사위원을 위촉해 KDB와 한국위성방송(KBS)등 위성방송사업자 신청을 한두 컨소시엄에 대해 방송의 공적 책임실현가능성 및 사회적·문화적 필요성 등 6개분야에 걸쳐 심사를 했다.
심사위원들은 KDB가 무궁화위성을 보유한데다 재정능력과 컨텐츠공급 능력이 뛰어나 조속한 시일내에 안정된 위성방송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판단해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동안 심사과정과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방송위가 심사위원 선정에서 채점에 이르기까지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을 유지했다고는 하지만, 전적으로 심사위원의 판단에 의지해 사업자를 선정함으로써 공정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난산 끝에 본격 출발하게 된 위성방송은 각종 영상 음성 데이터를 디지털 기술로 압축해 인공위성을 이용, 지상의 유료 수용자에게 TV, 라디오, 문자 방송 등 다양한 방송 서비스를 하게 된다.
한반도 전역과 일본 중국 일부지역을 가시청권으로 하는 위성방송은 디지털방식으로 송수신돼 화질과 음향에서 아날로그 방식의 기존 TV를 능가한다.
무엇보다 70~200개 채널을 운용할 수 있어 시청자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본격적인 다채널 시대를 맞게돼 지상파 TV위주의 방송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컨텐츠 제작업체, 방송설비 등 방송 인프라의 비약적인 발전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위성방송이 디지털로 방송되기 때문에 유무선 통신망과의 결합이 가능해 쌍방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TV를 통한 인터넷 및 전자상거래가 가능하고 홈뱅킹 등 각종 서비스도 제공돼 일상 생활의 변화도 초래하게 된다.
산업적인 효과와 고용창출도 막대하다. 고려대 신문방송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위성방송사업 1차년도인 2001년에는 영상정보산업등 위성방송 관련 산업 생산유발효과가 1조4,867억원, 고용창출효과가 5,561명에 달한다.
또 손익분기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2005년에는 산업 생산유발효과 6조8,437억원, 고용창출효과 6만 2,032명에 이를것으로 기대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위성방송 일정과 문제
방송위의 위성방송사업자로 추천을 받은으로 가시화한 위성방송이 자리잡으려면 선결해야할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위성방송사업자로 선정된 KDB가 컨텐츠 확보, 수신설비 설치, 가입자수 확보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출범 당시 케이블TV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 로 각광받다 정작 방송을 시작하면서 부실업체로 전락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위성방송사업은 앞으로 정보통신부의 위성방송사업자 허가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위성방송을 시작 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1~2개월안에 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허가를 받으면 곧 바로 위성방송사업자는 채널사용사업자(PP) 신청을 받아 위성방송 채널 구성을 조속한 시일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위성방송사업자로 선정된 KDB는 향후 5년간 2조 4,000억원을 들여 내년 7월쯤 74개 위성채널을 시험방송한 뒤 10월부터 본방송에 들어간다. 점차 채널수를 늘려 2005년에는 114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위성방송이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문제는 방송할 컨텐츠 확보이다. 현재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KBS를 비롯한 4개 지상파TV, 40여개의 케이블TV, 경인방송 등 8개 민방, 140개 독립 프로덕션사이다. 동국대 신방과 원용진 교수는 "현재 상태에서 위성방송을 출범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에선 독립 프로덕션사가 탄탄해 질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지만 우리는 대부분 영세하다. 프로덕션사의 자생력을 높여 좋은 프로그램을 대량 제작해야한다" 고 말했다.
컨텐츠의 열세는 외국 프로그램의 범람으로 이어져 자칫하면 위성방송이 외국문화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도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또한 막대한 컨텐츠를 보유한 지상파 TV의 위성방송 지배가 가속화해 균형적인 방송 발전의 장애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케이블 TV의 실패원인중 하나가 케이블 전송망등 방송설비 설치를 원활하게 하지 못한 것이다. 위성안테나와 셋톱박스 등 위성방송수신 시설이 최대한 신속하게 설치돼야 위성방송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다.
가입자수도 위성방송의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다. 기본적으로 위성방송은 수신료와 광고료로 운영된다. 전문가들은 지상파TV 위주로 보고 있는 시청 패턴을 차별화한 컨텐츠로 위성방송 시청을 유도해야만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99년 12월 현재 미국 1,130만명, 영국 440만명, 일본 180만명이 위성방송을 시청해 위성방송 출범이후 매년 30~70%정도 가입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려대 신문방송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위성방송 가입자수가 200만명선에 달해야 위성방송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방송·심사위원장 일문일답
다음은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을 발표한 김정기 방송위원회 위원장, 강대인 심사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선정기준과 심사과정은.
"심사위원들이 전문분야별로 심사항목을 구분, 해당항목에 점수를 매기도록 하되 연관된 분야는 해당심사위원간 공동 평가방식을 택했다. 14명의 심사위원단이 닷새 가량 합숙심사를 했으며, 평가지침결정 내용과 평가 방법 등 심사과정을 별도로 백서로 공개할 방침이다."
-KDB가 선정된 가장 큰 이유는.
"계량절대평가를 할 수 있는 재정능력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방송의 공적책임 등 비계량 부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사업자 선정결과를 보면 지상파 방송의 매체독점 우려가 있는데.
"지상파 방송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제한함으로써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다. 무엇보다 지상파 방송이 콘텐츠 공급여력이 있다고 보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
-당초 탈락사업자 구제방안은 없다고 했는데 왜 KDB측에 탈락사업자 지원을 권고했는가.
"당초에는 선정된 사업자에 대해 지분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라 그런 접근을 했다. 그러나 위성방송사업이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국가적 사업이기 때문에 탈락사업자의 인적, 물적, 기술적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게 된 것이다. 이는 또한 한 때 검토됐던 '원 그랜드 컨소시엄'의 취지도 살려보자는 의미이다."
-제출된 사업계획서에서 어느 정도를 각서 등으로 강제할 수 있는가.
"추가로 실무적 검토를 거쳐야 한다. 물론 사업자가 채널구성과 운영계획 등을 서류로 제출했지만 위원회가 위성방송 정책목표를 현실화할 수 있는지 등을 판단해 세부정책 목표를 제시할 것이다. 특히 공공채널구성 등의 부문에서 공익 실현과 위원회의 정책 방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위성안테나·셋톱박스 설치해야 시청
위성방송은 크게 위성방송사업자와 채널사용사업자 두가지로 나뉜다. 또한 위성방송을 시청하는 방법은 지상파 TV와 달리 수신기를 설치해야 한다.
▦위성방송사업자 19일 결정된 위성방송사업자는 방송할 위성을 임차하고 위성 방송 설비를 갖추는 일을 한다. 또 위성방송 마케팅 및 가입자 관리를 담당하며 수신료를 징수하는 주체가 된다.
채널 사용 사업자를 선정하며 일반 시청자들이 위성방송을 수신하기 위해 필요한 안테나와 셋톱박스 설치도 맡는다. 위성방송사업자는 전체 채널의 10%이내에서 직접 방송을 할 수 있다.
▦채널사용사업자(PP) 위성방송 채널을 임대해 프로그램을 편성, 방송하는 공급자이다.
채널사용사업자가 되려면 방송위원회에 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현행 방송법상 PP는 의무 채널과 계약채널 사용사업자로 나뉜다. 위성방송이 시작되면 의무적으로 방송해야 할 채널은 KBS1ㆍ2TV, EBS, 종교 채널 3개 이상, 아리랑TV, OUN, KTV 등을 포함한 공공채널 3개 이상이다.
▦시청방법 위성방송사업자에 시청신청을 한 뒤 위성 안테나와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한다.
위성방송사업자에 신청하면 안테나와 셋톱박스를 설치해 준다. 두개의 수신장치 비용은 20만원대이다. 위성방송은 유료 운영되기 때문에 가입자는 시청을 원하는 채널 수에 따라 월 수신료 6,900~3만원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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