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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있으나 마나' 식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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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있으나 마나' 식약청

입력
2000.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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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못살겠어요." 인체유해 논란이 일고 있는 유전자재조합(GMO) 옥수수 '스타링크'가 국내에 수입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19일 오전. 한국일보 사회부에는 식품당국의 '뒷짐 행정'을 비난하는 소비자들의 항의전화가 잇따랐다.미국에서 수년간 살다 왔다는 서울 이문동의 주부 Y(37)씨는 "한국에 미국의 FDA(식품의약국)와 같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있다고 알고 있는 데, 도대체 무얼 하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마치 '식약청은 미 FDA의 한국지부에 불과한 수준'이라는 말로 들렸다. "한국에 식약청이 존재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대놓고 비난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스타링크'사건의 전말을 보면 두가지 지적이 신빙성있게 다가온다. '스타링크'는 미국에서는 이미 1998년 5월 인체 알레르기 우려에 따라 사료용으로만 승인이 났다.

'스타링크'는 이처럼 '위험성'을 안고 있는데도, 식약청은 국내 수입여부 조차 파악하지 못하다 뒤늦게 샘플 모니터링을 통해 수입사실을 확인했다. 그것도 미국이 '기증'한 분석 도구(키트)에 의존해 '스타링크'가 국경을 넘어 온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식약청 관계자가 "미국측이 분석도구를 제공하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고 밝힌 대목에서는 말문이 막힌다. 이 뿐이 아니다.

지난달 10일 '스타링크'를 원료로 만든 패스트푸드점용 가공제품이 국내에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사실을 미국측이 통보하고서야 알았을 정도다. 식약청이 '예산타령', '인력타령'에 손을 놓고있는 사이 국민들의 '식품 노이로제'는 깊어만 가고 있다.

김진각 사회부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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