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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미국 / (5)국론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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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미국 / (5)국론대통합

입력
2000.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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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8, 19일 의사당과 백악관을 각각 방문해 '대선과정의 상처치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시 당선자는 또 민주당의 고어 후보와도 만나 화해의 악수를 나누면서 이번 대선 공방에서 표출된 국론분열과 당파적 이기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초당적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특히 의회 중진들과의 연쇄면담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석한 트렌트 로트 상원 공화당원내총무를 비롯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공화)과 리처드 게파트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 및 톰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 등 의회 지도부들도 부시 당선자의 이 같은 덕담에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는 등 화합의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일부 지도부들은 부시 당선자와 '허니문'처럼 일정기간 화해의 제스처를 보여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대선 패배의 앙금이 아직도 남아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게파트 원내총무는 NBC방송의 '언론과의 만남'프로에 출연, 부시 당선자가 '합법적 대통령'이냐는 수 차례의 질문에 "연방 대법원 판결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답변했을 뿐 '정통성(legitimacy)'이란 단어사용은 끝내 회피했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 중진들의 이 같은 자세에 대해 '당파적 자세'라고 비난하면서도 부시 당선자가 취임 이후 제일 먼저 치유해야 할 대선 후유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일화라고 소개했다.

총 득표수에서는 뒤지고도 사실상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라 대권을 쥐게된 부시 당선자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만은 아니라는 것을 예고해주는 대목이다.

부시당선자에 대한 정통성 시비는 이 뿐만이 아니다. 대선 이후부터 흑인들의 정당한 투표권 행사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해온 제시 잭슨 목사는 1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종교계 및 인권 지도자들과 모임을 갖고 "부시의 당선은 연방 대법원의 쿠데타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부시 당선자의 자격시비는 18일 치러진 선거인단투표에서 과반수를 차지함으로써 일단락되기는 했다. 그러나 여론 조사결과 미국민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부시가 편법으로 승리했다고 믿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과 CNN 등이 공동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부시가 정당하게 승리했다고 믿는 유권자는 과반수에 못미치는 48%에 지나지 않는 반면 32%는 '기술적 도움'으로 이겼다고 생각하고 심지어 18%는 '승리를 훔쳤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들의 경우, 20% 정도만이 부시가 '흑인들의 이익을 위해 일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부시는 '백인기독교도(WASP)'만의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부시의 시급한 과제는 이같이 분열된 국론을 어떻게 통합하느냐는 것이다.

또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선거와 투표제도의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하느냐도 부시 당선자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워싱턴 포스트가 ABC방송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는 투표제도상의 결함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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