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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3龍구도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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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3龍구도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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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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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권체제의 與 앞날은김중권(金重權)대표 지명은 본인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대권형 주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화됐음을 의미한다. 이는 곧 '준 실세'의 실세화다. 영남 인사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는 김 대표로서는 최대 약점이었던 대중성의 기반을 넓혀 갈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됐다는 측면도 있다.

또 집권 초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면서 '신 주류'로 까지 불렸던 김 대표의 주위에 세가 어떻게 형성될 지도 관심거리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의 역학 구도는 한화갑(韓和甲)ㆍ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과 김 대표가 3대 축을 형성하는 형태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8.30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차례로 1ㆍ2ㆍ3등을 했다. 이 구도는 2002년 당내 경선을 목표로 한 민주당 내 대권 후보 각축에도 직접 연결된다.

이 삼각구도 내에서 김 대표와 이 최고위원간의 경쟁 격화는 불가피하다. 권노갑(權魯甲) 최고위원의 사퇴로 당내 입지에 타격을 받은 이 최고위원은 김 대표의 성장 가능성까지 겹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동교동계 대표성을 확보한 한 최고위원의 경우는 좀 다르다. 한 최고위원이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경쟁 관계이지만 '킹 메이커'의 역할이 맡겨 질 경우 한 최고위원은 김 대표나 이 최고위원 등 누구하고도 제휴를 할 수 있다.

개혁세력인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과 노무현(盧武鉉) 해양수산부장관 등은 더욱 분발해야 할 처지가 됐다. 이들은 구 여권 출신인 김 대표에게 개혁성의 강화를 요구하면서 지속적인 대립 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처럼 여권의 권력 축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반드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측면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 뿐 아니라 김 대표 체제의 민주당호가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개혁성'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소장파들은 집단 반발 움직임 마저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당장 자신에 대한 거부감을 불식시키고 당의 단합을 이뤄내야 한다. 김 대표의 지명을 비난하고 나선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 낼 지도 원외인 그 에겐 난제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구상대로 김 대표가 국정 경험을 충분히 살려 당정간의 '해결사' 역할을 기대만큼 해 낼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대표인선 뒷얘기

김중권(金重權) 대표 지명의 공식 통보는 19일 아침 이뤄졌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김 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당이 어려운 상황이니 청와대비서실장으로서 보여준 성실성을 토대로 열심히 해서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이 지난달 말 동남아를 방문했을 때 수행한 김 위원과 독대했을 때부터 그를 후임 대표감으로 정해 놓고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

○.새 대표 지명을 둘러싼 막판 경쟁에서 김중권 최고위원이 '승리'를 거둔 것은 무엇보다 출신 지역에 대한 고려 때문. 당초 6~7명이 대표 하마평에 오르내렸으나 18일 아침 김중권 최고위원과 김원기(金元基) 고문 카드가 남아 있었다.

김원기 카드는 호남 출신이란 점 때문에 막판에 제동이 걸렸다. 이날 오전 김 대통령이 한광옥(韓光玉) 대통령 비서실장을 불러 김 고문에게 메시지를 전하라고 지시함으로써 김중권 대표 지명이 확정됐다.

한 실장은 이날 낮 김 고문을 만나 "이번에 호남 출신은 부담스럽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저녁 직접 김 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같은 취지의 언급을 했다.

○. 청와대에서도 한 실장을 제외한 대다수 고위 관계자들도 18일 오전까지도 "원내 인사가 되지 않겠느냐"며 김원기 고문을 유력한 대표 후보로 봤다.

당내에서 권노갑(權魯甲) 전최고위원을 비롯한 동교동계와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 등 상당수 중진들이 '원내 대표론'을 제기한 상황이었다. 또 초ㆍ재선의원 등 소장파들은 이날 김중권 위원의 5ㆍ6공 경력을 문제 삼으면서 한화갑(韓和甲) 이인제 최고위원 등 최고위원 경선 득표 1, 2 위 중에서 선택할 것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당초에는 한화갑ㆍ 이인제 최고위원, 이홍구(李洪九) 이수성(李壽成) 전총리 등도 대표 후보군에 거론됐다. 그러나 한 위원은 '동교동계 퇴진론'이란 대세에 밀렸고, 이인제 위원은 '대권형 대표를 내세우면 대통령의 권력누수가 생긴다'는 반론에 부딪쳤다.

두 전 총리는 "구여권 출신인데다 민주당의 당적을 갖고 있지 않아 부적합하다"는 명분에 밀려 일찌감치 배제됐다. 대다수 후보들이 한 두가지 약점을 갖고있어 서영훈(徐英勳) 대표 유임론도 꾸준히 거론됐다. 하지만 청와대는 지난 17일 서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의 일괄 사퇴 방침을 결정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金대통령 與재편구상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의 선택에서 두드러진 포인트는 여권의 인적 구도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가 초대 비서실장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고, 영남 출신으로 동서화합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발탁 배경이지만, 이는 다분히 표면적이고 형식적인 명분이다. 이면에는 여권의 라인업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김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이고 있다.

여기서 '새롭다'는 의미는 신선한 이미지가 아니라, 위치에 걸맞는 인물을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서영훈(徐英勳) 전대표의 때 묻지않은 이미지, 동교동계 인사들의 충성만으로는 정국을 주도하기도, 위기국면을 돌파하기도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김중권 대표 카드'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초대 비서실장 때의 독주를 기억하는 구주류의 비토 움직임, 비 개혁적이라는 소장파들의 반대, 원외로 여당을 이끄는 데 무리가 있다는 청와대 내부의 보고 등 김 대표에 대한 불가론은 아주 많았다.

특히 김 대표가 공공연하게 '호남 정권의 영남 후보론'을 주창하는 대권주자 중 하나라는 점에서 당내 분란을 염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김 대표를 택했고, 이에 대해서는 "김 대통령이 김 대표를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정치가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으로 평가한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해찬(李海瓚) 전 정책위의장의 최고위원 발탁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한 고위인사는 "지시만을 이행하거나, 막후 조정능력이 없거나, 일을 추진하는 능력이 없는 인사들은 주요 포스트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준은 당직 개편에 이어 단행될 청와대 비서실 개편, 개각에도 적용될 게 분명하다.

청와대의 경우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의 유임만이 확실 할 뿐 상당수 수석들의 진퇴가 유동적이고, 내각에서도 주요 장관들이 물러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남북문제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을 받는 임동원(林東源) 국정원장도 남북관계특보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권창출의 공, 동교동계라는 틀이 더 이상 여권 중심세력의 담보가 되지 않게 됐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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