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에 지명한 콘돌리사 라이스(46) 스탠퍼드대 교수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러시아 전문가이다.라이사 안보보좌관 지명자는 이미 대선전부터 부시 당선자의 외교ㆍ안보 분야 정책을 총괄해 왔으며 부시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아왔다. 흑인으로 미혼인 라이스는 부시 당선자의 부친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의 구소련 및 동구 담당 책임자로 근무했었다.
1989년 몰타의 미ㆍ소 정상회담에서 당시 부시 대통령이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게 "나의 모든 소련 지식을 전해준 사람"이라고 라이스를 소개했으며 고르바초프는 어린 나이의 흑인 여자라는데 크게 놀랐다는 일화 때문에 그는 오래 전부터 워싱턴 외교가에서 이름을 날렸다.
흑인 민권운동의 발원지인 앨라배마주 버밍햄에서 태어난 라이스는 9살 때 교회에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단이 설치한 폭탄이 터져 친구가 목숨을 잃는 것을 목격하는 등 인종차별을 직접 보며 자랐다.
그는 15세 때 덴버 대학에 입학, 26세에 박사학위를 받고 스탠퍼드대의 전임 교수로 임용될 정도로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다. 그는 덴버대 재학시절 현 국무장관인 매들린 올브라이트의 부친인 조셉 코벨 교수의 제자였으며 국제관계학을 전공했었다.
라이스는 여느 흑인처럼 처음에는 민주당 지지자였으나 1980년 소련의 아프카니스탄 침공에 대한 지미 카터 대통령의 무기력한 대응에 크게 실망하면서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꾸었다.
이후 그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미ㆍ소 전략핵무기감축 협상 등에 참여하면서 국익 우선의 보수적 외교ㆍ안보관을 정립했다.
라이스의 보수적 세계관은 지난 2월의 미국 외교정책 전문잡지 '포린 어페어즈'에 직접 기고한 '국익 제고 방안'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미국의 국익이 인권이나 국제사회 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공화당이 집권하면 ▦미군의 강화 ▦미국의 성장과 안정을 위한 자유무역의 확대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짐을 동맹국들과 분담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제고 ▦'깡패국가'에 대한 단호한 대처 등을 외교정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라이스의 세계관이 "냉전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공산권 붕괴 이후의 새로운 세계질서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아시아와 유럽 등 다른 세계에 대한 지식도 부족한 편이다.
라이스 자신도 "여타 세계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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