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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盧, DJ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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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盧, DJ에 '쓴소리'

입력
2000.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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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8일 저녁 청와대에서 전직 대통령과 3부 요인 등을 부부동반으로 초청, 송년 만찬을 함께 하며 국정에 대한 고언(苦言)을 들었다.그동안 김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들의 만남은 덕담의 성찬이었지만 이날 만찬에서는 뼈있는 지적과 부담스러운 조언도 있었다. 민심과 남북문제에 대해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은 비판적인 견해를 제기하기도 했다.

먼저 김 대통령이 "원로 지도자들이 남북정상회담, 노벨평화상 수상, 국제회의 등을 성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전 전 대통령은 "국민 일부에 불안감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큰 획을 긋는 업적을 이룩한 해"라고 평가하면서 답례 건배를 했다.

전 전 대통령은 그러나 "내가 노벨평화상 수상을 국가적 경사로 축하하자 많은 사람들이 못마땅해 할 정도로 민심이 이반돼 있더라"고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은 또 민주당 서영훈(徐英勳) 대표가 "국가보안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한 데 대해 "북한의 전략이 바뀌지 않았는데 먼저 개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김 대통령이 보수와 진보를 모두 끌어안고 갔으면 좋겠다"면서 "국가보안법 개정문제는 북한과 상호주의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개혁과 관련해서도 전 전 대통령은 "예금보장한도를 폐지, 국가가 모든 예금을 보장하는 게 신뢰구축에 필요하다"면서 "부실은행을 건강한 은행에 합쳐 동반 부실화하지 말고 정리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을 외국에 매각하지 말고 국민주 기업으로 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 개진도 있었다.

이런 지적들도 결국 국민의 단합을 통한 위기극복으로 모아졌다.

노 전 대통령은 "IMF 때 국민과 정부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했지만 지금 국민들은 해이해졌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런 지적들에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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