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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라크, '걸프전 원한'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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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라크, '걸프전 원한' 부활하나

입력
2000.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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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파월 전 미국 합참의장이 미국의 새 외교사령탑으로 등장하면서 10년 전 걸프전을 치른 미국과 이라크의 '구원(舊怨)'이 되살아날 조짐이다.파월은 국무장관 지명 후 첫 발언에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공격하고 나섰고, 이라크도 즉각 이에 맞대응을 하고 나서는 등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파월은 16일 국무장관 지명 수락 연설을 통해 "후세인은 실패한 권좌 위에 앉아 있다"며 "몇 년 안에 세계가 그를 무대 뒤로 몰아낼 것"이라고 정면으로 공격했다.

파월은 이어 "우리는 강한 위치에 있고 후세인은 약한 위치에 있다"면서 올해 들어 러시아, 프랑스, 아랍 국가들의 대 이라크 항공기 운항 재개로 흔들리고 있는 유엔의 이라크 제재 조치를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한술 더 떠 "후세인에 대한 봉쇄정책을 계속하고 필요하다면 그와 대결할 것"이라며 차후 미국이 힘을 과시해야 할 경우 이라크가 최우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협까지 곁들였다.

이날 이라크의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는 스페인 사절단과의 회담 자리에서 "우리는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조지 W 부시 차기 행정부에 대해 기대할 바가 없다는 내심을 내비쳤다.

다음날인 17일 이라크는 샤힌 모하마드 야신 공군참모총장을 통해 파월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야신 총장은 "파월의 위협은 우리를 놀라게 하거나 굴복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그가 위협하도록 내버려 둬라, 이전에도 그런 위협은 얼마든지 있었다"고 일축했다.

한편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라크 야당연합단체 이라크국민회의(INC)는 이날 "미국 신정부와 협력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후세인 정권을 타도하고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이룰 것"이라고 밝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해댔다.

파월 국무장관 지명자 말고도 차기 미 행정부의 중동 정책에는 걸프전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딕 체니가 부통령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여 이라크와 미국간에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보다 마찰과 긴장이 심해질 전망이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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