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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 한국바스프 류종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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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 한국바스프 류종열 회장

입력
2000.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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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해결사'서 화합 '조율사'로국내의 가장 뛰어난 전문경영인 5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류종열(62) 한국바스프주식회사 회장. 얼마 전 대우자동차 처리문제가 최대 이슈로 불거졌을 때 류 회장이 대우차 정상화에 앞장 설 거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는 "내가 갈 상황이 아니다"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은 사외이사로 대우차 경영정상화에 일조를 하고 있다. 그가 대추차 정상화에 더 큰 몫을 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더 이상 '해결사'는 힘이 들어 못하겠다는 것이었을까. 이런 궁금증은 그가 열정적으로 뿜어내는 한국바스프의 사업전망과 미래에 대한 도전의식을 체감하면 자연스럽게 풀린다.

"내가 할 일은 한국바스프가 바스프그룹 내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점이 인식될 수 있도록 장사를 잘하는 겁니다. 그 결과 바스프가 한국 투자를 늘인다면 기업과 국가 모두 '윈- 윈'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셈이죠."

류 회장은 '윈-윈의 기회'를 실현하기 위해선 '신뢰'와 '공정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못박는다.

'신뢰'와 '공정성'은 한국바스프가 1998년 한화 효성 대상 동성 등에서 잇따라 인수한 회사들을 모아 출범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삼은 통합의 기본 덕목. 각각 다른 기업문화를 경험해온 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단일 기업문화 창출은 바로 류 회장이 취임직후 맡았던 과제이기도 했다.

노조의 반발이 있었지만 류회장은 출범 2년 만에 신뢰와 공정을 바탕으로 노사는 물론 노노 간의 화학적 결속을 끌어낼 수 있었다.

한국바스프의 잇따른 공장인수와 투자확대 등 물리적 팽창은 이 같은 화학적 결속이 토대가 됐다. 눈 깜짝할 새 국내 상장기업 중 70위 권(자산규모 1조 여원ㆍ총 투자금액 약 2조원)에 들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한화석유화학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1,203억원 규모의 주식을 인수했다. 10월에는 여천 석유화학공단 내 16만평 규모의 공장부지를 분양 받았으며 앞으로도 3년간 4억 달러의 추가 투자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170억원으로 바스프 아ㆍ태지역 전체 매출액의 4분의 1이상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매출이 20%나 더 늘었다"고 말하는 류 회장의 표정엔 성취감이 환한 미소로 번진다.

류 회장은 최근 바스프 아ㆍ태지역 경영전략회의가 열린 홍콩에 홀로 다녀왔다.

"예전 같으면 수행비서가 따르는 건 물론 홍콩 도착 즉시 현지법인장의 영접을 받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는 그의 말엔 국내 CEO에 대한 충고가 들어있다.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고 서류가방을 챙겨 공항택시로 혼자 호텔을 찾아가는 외국기업 CEO인 류 회장.

이것이 바로 그가 느끼는 효율성과 수익극대화를 지향하는 글로벌 기업의 현실일 것이다.

● 류종열 한국바스프 회장

1939년 서울 출생 (토끼띠)

육군사관학교 (공학 전공)-미국 퍼듀대 공학석사-미국 일리노이스 공대 기계공학 박사

1970~1980 (서울대 공과대학 전임강사, 육사 병기공학과 교수)

1980년 대통령 비서실 경제비서관

1982~84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1988~98 효성바스프 대표 등 효성그룹 주요계열사 대표이사

1998년 기아ㆍ아시아 자동차 법정관리인 겸 회장

1999년 7월 한국바스프 대표이사 회장 취임

김광숙 여사와 2남1녀

골프(핸디 14)/ 여행(세계 각국 명승고적과 박물관 탐방)

삼국지

양주 반 병 정도 (최근 가까운 진 념 재정경제부 장관과 골프친 후 함께 폭탄주 4잔 정도는 싶게 비울 정도로 주당파)

너무 많아 노 코멘트!

yoocy@basf-korea.co.kr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차 한잔을 마시며

● 위기경영의 '해결사'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 어디 여태 어렵지 않았던 때가 있었습니까. 아무리 어려워도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먼저 믿어야 아랫사람도 윗사람을 믿고 신 바람나게 일하는 것 아닐까요. 신뢰와 공정성이 문제해결의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 외국기업의 CEO로 있는게 낯설지 않습니까.

"최근 안경 점에서 무테 안경을 처음 하나 장만했습니다. 이곳에 와서 재벌의 권위주의적 황제식 경영방식의 폐해에 대해 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 바스프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정확하고 분석적이며 합리적인 경영 관리체계를 꼽을 수 있죠. 팬티를 만드는 스판덱스 원료에서부터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수 천 개의 품목 하나 하나마다 전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고유한 개별 전략을 갖고 있다는 거죠."

● 외투기업 중 바스프의 국내 투자가 가장 돋보이는 이유는.

"교육수준이 높고 기술력이 뛰어난 인재에 대한 신뢰감이 크기 때문인 것 같아요.

유겐 함브레히트 아ㆍ태지역 회장은 한국인을 가리켜 '오리엔탈 저먼 (동방의 독일인)'이라고 표현하더군요. 그 만큼 규율이 잘 잡혀있고 검소하며 호전적이고 성실하다는 의미죠."

●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은.

"명산 대찰을 찾아 다니며 대덕 스님들을 만나 법문을 듣고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

● 개인적으로 인생에 가장 영향을 준 사람은.

"안양 한마음 선원(禪院)의 노대행(盧大行) 큰 스님. 일요일 마다 설법을 듣는 일반 평신도였는데 그의 가르침을 통해 대신심(大信心)이 생겼습니다

■My 키워드

CEO는 인재를 아끼고 직원에 대한 철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기업경영은 사람이 한다. 경영자에게 가장 중요한 책임은 전직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CEO가 직원들을 먼저 신뢰할 때, 직원들은 신바람 나게 창의적으로 열과 성을 다해 일한다.

믿을 수 없는 직원은 아예 쓰지를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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