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정책기조가 고금리정책에서 '중립정책'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9일 회의에서 지금까지의 경기과열과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비롯된 고금리 정책에서 한발 물러나 전격적인 금리인하는 아니더라도 정책기조를 '중립'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립적인 통화정책 채택은 FRB가 경기후퇴에 대해 금리인하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음을 의미한다. 또 인플레이션 보다 현재의 경기둔화세가 급격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FRB의 경기동향 인식의 기저에 깔려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FOMC가 경기둔화조짐이 확연하게 드러나게 될 때까지 최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이겠지만 최소한 내년 1월과 3월 회의에서 0.25% 포인트씩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RB는 지난 해 6월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력하게 경계하며 6 차례나 금리인상을 단행, 기준금리를 4.75 % 에서 6.5 %까지 끌어 올렸다.
경제학자들은 비록 지난 6월 26일 이후 금리가 현상 유지됐지만 그 동안의 고금리정책으로 경기 둔화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내년에 본격적으로 경기가 후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2ㆍ4 분기 5.6%에서 3ㆍ4 분기에 2.4%로 크게 낮아졌으며, 11월 실업률이 4%를 기록, 4개월 만에 처음 상승세를 보였다.
또 미국 경제를 이끌어 온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4ㆍ4 분기 실적 악화전망을 내놓고 있는 형편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미국의 2001년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0% 에서 2.5% 로 하향 조정해 경기후퇴에 대한 우려를 더했다.
앨런 그린스펀 의장도 지난 5일 지역은행가회의에서 행한 기조연설에서 "FRB는 급격한 경제성장의 둔화를 경계하며 경제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중립정책이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질 지 단언하기는 이르다. FRB 관리들 중 어느 누구도 지금까지 금리인하가 미국 경제의 급박한 현안이라고 밝힌 적은 없으며, 현재의 경기둔화가 일시적인 재조정 국면으로 판명될 경우 FRB는 중립정책기조를 또 다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전환할 여지를 남기고 있다.
또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의 강한 달러화에 대한 선호정책이 FRB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쳐 연속적인 금리인하를 막을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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