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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걸을땐 왼쪽, 운전할땐 오른쪽 혼란 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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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걸을땐 왼쪽, 운전할땐 오른쪽 혼란 야기

입력
2000.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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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다시피 한국은 세계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우선 한국의 통행 시스템 문제를 들고 싶다. 세계적으로는 두 가지 통행 시스템이 있다.

하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볼 수 있는 우측통행방식, 즉 차량들이 도로의 오른쪽을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다른 하나는 영국이나 일본에서와 같은 좌측통행 방식이다.

그런데 한국에 오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차는 도로의 오른쪽에서 다니는 반면 기차는 왼쪽으로 다닌다. 보행도 대개 기차 통행과 같이 왼쪽에서 한다.

전철의 출구나, 인도, 보행자 통로에서 사람들은 계단이나 인도의 왼쪽 편을 이용하고 있다. 충분히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방식이다.

왼쪽으로 다니는 습관을 들인 보행자가 운전을 할 때는 왜 도로의 오른쪽을 이용해야 할까.

차도 건널목에서 건너가기 전에 먼저 왼쪽, 그리고 오른쪽을 봐야하는 반면 철길을 건널 때는 먼저 오른쪽을 봐야하는 것도 위험하다.

한국인들은 이런 체제에서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 모순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것이 사고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작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또 한국의 교통 수단 중 탈 때마다 어려움을 겪게 하는 것은 버스였다. 버스들은 서울 시내에서 너무 빨리 달린다. 사고 위험이 극도로 높다고 볼 수 있다.

버스 운전사들이 너무 자주 브레이크를 밟는 것도 문제다. 그럴 때마다 안에 있는 승객들은 이리저리로 마구 흔들린다. 그나마 앉아있는 승객은 다행이지만 서있는 사람들은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짐을 잔뜩 실은 오토바이들이다.

이들도 버스와 마찬가지로 시내를 마구 질주한다. 도로에서만 달리는 것이 아니다.

인도까지 침범해 달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교통 신호등을 무시하는 오토바이 운전자들 만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때문에 인도에서 걸을 때 어디선가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게 되면 깜짝 놀라 한 구석으로 몸을 피하곤 한다.

한국의 보행자들을 기다리는 또 다른 위험은 인도의 폭이다. 원래 폭도 좁은데 노점상들이 넓은 지역을 자치하여 공간을 줄이고 있다.

때문에 인도에서 두 명이 한적하게 걷는 일이란 거의 불가능하고 차도에 내려가 걷지 않을 수 없다. 보다 아름다운 교통 문화를 가꾸기 위해 이런 지적에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셀축 촐락오울루ㆍ한국외대 터키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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