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CF의 뜨거운 기호전쟁에서 i가 원군을 얻었다.정보통신 업계는 올 한해 동안 n(한통프리텔의 n016, SK텔레콤의 n탑)과 m(한통엠닷컴 m018), i(신세기통신 i017)가 불꽃튀는 광고전을 벌여 왔다.
네트워크(network)에서 따온 n이나 모바일(mobile, 움직인다는 뜻)의 m이 각각 'n세대', 'm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펼친 것에 비해 그동안 기호 i는 다소 가려졌던 게 사실. 그러나 최근들어 i를 브랜드 이름으로 사용한 광고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힘을 받기 시작했다.
현주컴퓨터는 최근 하드웨어 상품인 'i-프렌드'CF를 선보였다. 신세대 배우 하지원이 출연한 이 CF의 메시지는 '나를 아는 컴퓨터'.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선언하는 e메일을 보낸 하지원이 컴퓨터 앞에 엎드려 울음을 터뜨린다.
행복했던 시간들과 결별의 순간이 하지원의 기억 속에 스쳐 지나가면서 "나는 너와 헤어지는 게 아냐, 너를 버리는 거야"라고 읊조린다. 그 순간 컴퓨터 화면에서 하지원이 띄운 이별의 메일이 번지기 시작한다. 하지원의 슬픈 마음을 헤아린 컴퓨터가 함께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i- 프렌드'는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컴퓨터 친구'의 의미라는 게 제작팀의 설명.
영문자 I가 '나'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데 착안한 내용이다.
LG IBM의 컴퓨터 멀티넷 i와 아이돔의 컴퓨터 i-dom도 상품 이름에 기호 i를 끼워넣었다.
인터넷(internet)의 첫 글자를 따온 i는 컴퓨터와 가장 잘 어울리는 기호로 여겨진다는 게 광고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LG IBM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벤트 내용을 알리는 지면광고에서 영문자 i를 한글로 옮긴 '아이 X-mas세일'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야구선수 김병현을 모델로 내세운 아이돔도 상품 이름의 i에 꺾쇠괄호를 둘러([i]dom) 기호를 강조하고 나섰다.
i의 원조격인 신세기통신 i017은 최근 기호 i를 변형시킨 캐릭터를 만들었다. 길고 빨간 몸통과 동그란 얼굴이 전부인 캐릭터 아이는 배우 전지현과 함께 광고에 출연했다.
i는 인터넷 뿐만 아니라 정보(information), 쌍방향(interactive) 등 첨단기술을 상징하는 단어의 첫글자. 이번 광고는 한글과 영어의 중의적인 표현을 함께 사용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는 능력많은 아이"라는 캐릭터 소개는 한글 '어린아이'를 연상시키는 표현. 여기에다 영문자 I와 '눈'을 뜻하는 영어단어 eye의 발음이 같다는 점에 착안, '눈을 떠라(Open your eyes)'는 영어 문장을 변용한 'Open your i'를 덧붙였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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