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새 대표로 하마평에 오르던 6~7명 가운데 김원기(金元基) 고문 카드가 급 부상하고 있다.김 고문이 당의 얼굴로 거론되는 우선적인 이유는 새 대표가 원내인사여야 한다는 점 때문.
여권의 가장 큰 취약점이 원내 소수당이기 때문에 원외대표는 고려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이다. 여기에다가 김 고문은 5선으로 평민당 총무, 구 민주당대표 등을 역임, 당내 및 야당 중진들과 무난한 관계를 유지해온 화합형 인사다. '지둘러'(기다려의 사투리)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만사를 여유있고 부드럽게 대처한다.
우선 상당수 민주당 중진들이 김 고문을 천거하고 있다. 특히 권노갑(權魯甲) 최고위원계가 김 고문을 지원하고 있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 측도 김 고문 기용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반(反) 권노갑 세력 중 상당수가 '지역화합'을 명분으로 영남출신인 김중권(金重權) 최고위원의 대표 기용을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대표 인선을 둘러싸고 친권(親權)과 반권 세력 간에 갈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 진영에서도 김중권 카드를 선호하는 인사들이 꽤 있다.
다른 후보군들이 나름의 부적격 사유를 갖고 있는 것도 김 고문에게 유리한 점이다.
이홍구(李洪九) 이수성(李壽成) 전 총리 등은 원외이다. 한화갑 최고위원도 동교동계 2선 퇴진론이 거론되는 시점이어서 전면에 나서기 어렵다.
물론 김 고문도 호남출신이란 점이 부담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호남 정당으로 비쳐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김 고문 카드에 반대했다. 김 고문 카드로는 시국 수습이 쉽지 않다고 보고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을 전격 기용하자는 주장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에 맞설 수 있는 대권주자형 인사를 내세워 정면돌파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인제 카드를 쓸 경우 정국이 대권 구도로 바뀌어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한다"는 반론도 우세하다. 김중권 최고위원 기용론에 대해서도 당내 반발이 적지 않다.
김 위원 반대파들은 5ㆍ6공 전력을 지닌 원외 인사라는 점과 현정부 초기 '신지역연합론' 추진으로 '민주대연합'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점 등을 약점으로 거론한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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