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Science 21 / 미래 생명공학자들 눈빛은 '초롱초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Science 21 / 미래 생명공학자들 눈빛은 '초롱초롱'

입력
2000.12.18 00:00
0 0

한국일보사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동원증권, ㈜팬택, 과학기술부가 후원하는 월례 과학강연회 '사이언스 어드벤처 21'의 제2회 강연이 16일 오후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주제는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黃禹錫ㆍ47)교수의 '또다른 나는 있는가 - 생명복제'.황 교수는 생명공학의 미래를 확신하는 목소리로 2시간 30분 가까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생명공학자들의 시도, 생명복제 연구의 국내외 동향을 소개했다.

과학자를 직접 만나는 자리가 아니면 듣기 어려운, 연구과정의 흥미로운 뒷얘기까지 곁들여 강연은 큰 호응을 얻었다.

생명공학자를 꿈꾸는 어린 초등학생부터 진로를 고민하는 수험생, 강연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노부부까지, 세대를 초월한 청중은 생명복제의 한계와 미래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면서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생명윤리에 관한 법안 마련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는 등 사회적으로 생명복제에 쏟아지는 관심을 반영하듯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는 초등학생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강연이 끝나자 황 교수의 사인을 받으려는 학생들이 줄을 이었고, 300여 청중 가운데 장차 생명공학자가 되겠다고 꿈을 밝힌 학생들도 상당수였다.

"인공장기 이식을 위해, 인간의 면역체계를 이식한 형질전환 돼지가 과연 돼지로서 살아갈 수 있는가"라며 현재 생명공학 기술로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한 박영수(서울 봉화초 5)군의 질문은 황 교수를 놀라게 했다.

박군은 "여섯 살 때부터 죽음에 도전하기 위해 생명공학자의 꿈을 키웠다"며 "인간게놈 프로젝트나 생명복제 등에 관심이 많아 인터넷을 뒤져서 궁금증을 풀곤 한다"고 말했다.

유형걸(서울 강남초 3)군도 "인공자궁과 인큐베이터의 차이점이 무엇인가"라며 재기발랄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생명복제가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를 저해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그러나 황 교수는 생명복제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생명복제 연구가 지나치게 인간중심적이며 자연의 섭리에 역행한다'는 견해가 나오자 황 교수는 "생명복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불치병 환자들이 많다. 고뇌와 숙고를 거듭하지만, 나의 결론은 결국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다"고 연구자로서 입장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복제 생명체에도 영혼이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박정규(서울 성동공고 교사)씨의 질문에 대해서는 "생명복제는 유전형질과 외모에 한한 것이다. 감성까지 복제될 수는 없다고 본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황 교수는 돌리나 영롱이, 진이의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영롱이 복제에 성공하기까지 연구지원 확보에 겪었던 어려움 등, 연구과정의 뒷이야기를 여과 없이 털어놓았다. "잘 훈련된 연구인력 5명, 몇 억원의 연구자금, 그리고 열 평 남짓한 실험실만 있으면 된다. 창의적 두뇌와 성실한 가슴만으로도 생명복제 연구는 충분하다"는 황 교수의 설명은 어린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폭이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백두산 호랑이복제연구에서 대리모를 구하기가 어려웠다는데, 인공자궁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는가"라고 질문한 나현진(서울 명덕외고 1)양은 1, 2회 강연에 모두 참여하며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