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평양에서 폐막된 제4차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이 태권도의 통합방안을 제의함에 따라 30여년 동안 이질화돼온 남ㆍ북한 태권도의 교류와 통합논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최근 남ㆍ북 정상회담 등 교류과정에서 북한측이 유일하게 적극적으로 제의에 나서고 있는 분야가 바로 태권도 통합.
6월15일 남ㆍ북 정상회담 당시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과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총재에게 태권도가 하나로 합쳐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제의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측의 태권도 통합제의는 6ㆍ15선언의 연장선상인 셈.
북한 태권도는 1970년대 캐나다로 망명한 반한인사 최홍희씨가 창안한 것으로 세계화 과정에서도 남한과 북한의 태권도는 각각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이라는 세계기구로 나뉘어져 필사적인 세 불리기로 오랜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남한의 태권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태권도의 세계화는 남측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북측이 통합제의를 했지만 30여년간 달리 발전해온 남북한 태권도의 통합논의는 남북통일만큼이나 험난하고 어려운 길이 될 것이란 게 태권도계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남북한 태권도는 경기규칙과 용어, 품새(동작)에 이르기까지 전혀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다. 품새만 보더라도 남한의 태권도는 태극1~8장, 고려, 금강, 태백 등 17개 품새 1,000여동작으로 나눠지는데 반해 북한의 태권도는 단군, 을지, 포은 등 역사적인 인물을 갖다 붙인 24개 품새 3,000여 동작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남한의 태권도는 세계화과정에서 급격히 스포츠화한 반면 북한의 태권도는 여전히 무술적 성격이 강하다.
김운용 총재는 6ㆍ15선언당시 김 국방위원장의 제의에 "태권도의 통일과 세계화를 위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지만 실질적인 통합논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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