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 미디어업체 탄생영화, 잡지, TV, 음반 등 종합 연예미디어와 인터넷 서비스가 결합한 세계 최대의 인터넷 미디어 업체가 탄생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14일 11개월간을 끌어온 AOL의 타임워너 인수를 만장일치로 승인, 미 역사상 최대규모의 합병을 성사시켰다.
'AOL 타임워너' 로 명명될 합병회사의 규모는 1,110억달러. AOL은 이로써 타임워너가 갖고 있던 1억1,700만명의 케이블 TV, 잡지, PC통신 고객 외에 합병회사가 앞으로 추진할 인터넷 및 유선방송전송시스템 분야까지 포함, 적어도 2,6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추산된다.
디즈니,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 등 경쟁사의 집요한 반대로 1년 가까이 끌어온 양사의 합병은 시장독점을 우려한 FTC가 조건으로 내건 엄격한 규정을 양사가 받아들임으로써 성사됐다.
FTC는 타임워너가 보유하고 있는 케이블 방송망을 비롯, 가정용 초고속 인터넷 망, 인터넷 서비스 등 3개 주요분야에 반독점 규제를 적용, 합병후에도 경쟁업체가 양사의 케이블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문을 열어놓았다.
이 조건에 따르면 합병회사는 AOL이 서비스를 개시하기 전 최소 다른 1개 업체에 케이블망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토록 하고, 이후 90일 이내 2개의 다른 ISP에게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토록 하고 있다. 또 합병회사가 특정분야에서 ISP와 맺는 계약을 승인하는 권리도 FTC가 보유한다.
FTC가 합병에 내건 이 같은 조건은 통신망 개방여부를 시장자율에 맡겼던 '불간섭원칙' 의 관례를 깬 최초의 사례다. 합병을 결사 반대했던 디즈니 등 경쟁업체 들이 태도를 완전히 바꿔 이날 FTC의 승인을 일제히 환영하고 나선 것도 이런 조건이라면 얼마든지 경쟁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합병회사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이런 제약 속에서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거둘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경쟁사들에게 확실한 안전장치가 마련된 만큼 역으로 합병회사가 수익증대를 달성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AOL이 타임워너의 콘텐츠를 AOL 사용자에게 제공하거나 AOL 서비스와 케이블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파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89년 타임과 워너가 합병해 탄생한 타임워너는 시사주간지 '타임' 을 비롯, '포춘' '라이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등 38종의 잡지와 유료 TV채널 'HBO', 영화제작 스튜디오인 '워너 브러더스', '워너 뮤직그룹'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1995년에는 케이블 뉴스채널 'CNN' 을 갖고 있는 테드 터너로부터 '터너 방송국' 을 인수했다.
1985년 설립된 AOL은 '컴퓨서브' '넷스케이프' '맵퀘스트' '디지털시티' 'ICQ' 등을 인수한 세계 최대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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