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수준의 경기장에서 뛸 팀을 찾습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장 공사에 한창인 제주 서귀포시와 대구시는 사후 활용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조금은 곤혹스럽다.울산, 수원, 전주 등 다른 월드컵 개최도시는 연고 프로팀 홈구장으로 경기장을 활용하면 그만이지만 이들 도시는 그렇지 못하다.
아이맥스 영화관을 갖춘 테마파크(서귀포)와 대형 쇼핑몰(대구) 유치 등을 구상하고 있지만 축구가 빠진 경기장은 '화려한 건축물'에 불과하다. 경기장을 활용할 프로구단이 없으면 축구열기도 금세 식어버릴 것 또한 분명하다.
공사비 1,200억여원을 투입한 서귀포경기장은 산과 청정바다를 끼고 있는 자연미(美)를 갖춰 요한슨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의 격찬을 받기도 했다. 기후도 좋아 축구를 하기에는 최적지이지만 프로팀이 창단되지 않으면 쓸모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장병순 서귀포시 월드컵추진단장은 "재정적인 문제로 시가 단독으로 나서기 어렵기 때문에 도 차원에서 도움을 받아 팀 창단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스포츠마케팅사인 옥타곤코리아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 축구협회도 희망기업들을 적극 찾아 나설 계획이다.
대구경기장은 현재 공정률 88%로 10개 구장 중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6만8,000여명을 수용하는 대구경기장은 내년 5월 열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대륙간컵) 개막식이 열리기로 잠정 결정된 곳이다. 대구시 여희광 문화체육국장은 "대구는 본래 축구도시였다.
프로팀이 창단되면 시민들의 절대적인 성원을 등에 업을 수 있을 것"이라며 추파를 던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시공무원 1만명이 100만원씩 내서 '시민팀'을 창단하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의욕이 넘친다. 대구시는 현재 포스코 등 일부 공기업에 팀 창단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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