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5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이후 북한 주민들 사이에 자유를 갈망하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상봉자들에 대한 부러움과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불만 등 의식변화가 일고 있어 북한 당국이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4일 국방부내 육군회관에서 열린 '2000년도 군비통제 세미나'에서 서강대 김영수(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 국방장관회담 평가 및 추진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북한 주민들의 변화와 북한 당국의 대책 등을 열거했다.
이는 김 교수가 정상회담 이후인 7월9~16일 중국 국경지역에서 직접 수집한 탈북 난민들의 증언과 이산가족 상봉 후인 8월과 9월 대북지원 민간단체가 간접 수집한 탈북난민들의 증언을 재정리한 것이다.
우선 이산가족 상봉 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어떤 상봉자는 큰 돈을 받았다"는 식의 소문이 떠돌면서 "조국해방 전쟁 때 피흘리고 싸웠던 우리보다 이남이나 미국으로 도망간 사람들의 가족들이 더 잘 살게 됐다"는 불만과 부러움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또 "남북이 통일하게 됐는데 국경수비대와 밀수꾼 및 도강자들과도 통일해야 한다"면서 밀거래가 성행하고, 젊은층 사이에서는 '통일'보다는 '자유'를 원하는 성향이 강하게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변화가 일자 북한은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에 집단체조를 통해 '나에게서 그 어떤 변화를 바라지 말라' 등의 구호를 내거는 등 의식변화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남한이 고향인 50~65세 주민들을 대상으로 통일 대비 남쪽지역 전문가를 양성하는 사업인 '6과 대상사업'을 매월 2차례 해왔으나 6월1일부터는 매일교육으로 전환했고, 당원이 될 수 없었던 이들에게 당원자격도 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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