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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장관급 회담 / 남측 강경자세에 北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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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장관급 회담 / 남측 강경자세에 北 '주춤'

입력
2000.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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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백서의 '북한 주적'과 장충식(張忠植) 한적 총재에 대한 북측 비난 등을 놓고 기싸움을 벌였던 4차 장관급 회담 남북 대표단은 14일 이 문제의 돌파구를 찾으면서 이산가족사업과 내년도 사업을 본격 절충했다.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주적 문제와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 발언, 아웅산테러 사건 등 '과거사 정리'를 포함한 남측 수석대표 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장관 발언 등을 거론하면서 13일 회담 당시의 분위기를 재연했다. 분위기는 냉랭했고 내년 사업 방안은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했다.

그러나 오후로 접어들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오전 회담을 마친 전금진(全今振) 북측 단장 등은 회담장인 고려호텔을 빠져나가 모처에서 장시간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 외로 강경한 남측 입장에 대한 검토가 진행됐던 것으로 보인다. 북측 관계자들이 고려호텔이 돌아온 직후 남측 서훈(徐勳) 통일부 국장과 북측 권호웅 아태평화위 참사간에 비공개 접촉이 3차례 진행됐고, 오후 5시 공식회담이 재개됐다.

이 회담 직후 박 수석대표는 "회담진행을 막던 장애물이 제거돼 이제 본격적으로 회담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반전 분위기를 전했다.

양측은 껄끄러운 현안에 대해 "양측이 6ㆍ15 공동선언을 이행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공동선언 이행에 장애가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는 선에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내용은 남측이 만찬 전 배포한 박 수석대표 만찬사에 적시됐다. 하지만 이 같은 해법은 사안별 명쾌한 결론이기 보다는 전체적인 봉합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같은 우려는 장 총재를 직접 비난했던 장재언(張在彦) 북적 중앙위원장이 이날 북측 주최 환송 만찬장에서 장 총재를 강하게 다시 비난함으로써 현실로 나타났다.

장 위원장은 "장 총재가 죄에 죽고 재생해야 한다는 나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남북 화해의 걸림돌은 제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 총재는 민족의 통일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북남대결을 고취했으며 적십자인으로서의 믿음을 해친 사람"이라며 여과 없는 감정을 드러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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