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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 뗄래야 뗄수 없는…애증 엇갈린 韓.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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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 뗄래야 뗄수 없는…애증 엇갈린 韓.美

입력
2000.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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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 임길진 강정구 등 12인 지음,50년대 '기브 미 초콜릿' 으로, 80년대 '양키 고 홈' 으로 시대 인식에 따라 평가도 크게 달라진 것이 미국이다. 한 때 은인이었던 미국은 80년대는 '민족 해방'을 위해 반드시 구축되어야 하는 존재였다.

걸프전 이후 세계 경찰을 자임한 미국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EU 출범 이후에도 미국의 '팍스 아메리카나' 위세는 수그러질 줄 모른다. 대통령 선거의 혼란이 그 자존심에 약간의 상처를 입혔을지라도 말이다.

그렇다면 다시금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한미 관계의 역사와 우리 안의 미국주의'라는 부제가 붙은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는 해방 이후 미국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통사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성에 대한 서술은 비교적 약하지만 일반론의 수준에서 미국에 대한 시각이 체계적으로 정리됐다.

미국 문화의 강점은 그 어떤 거부감에도 불구, 어느 곳에나 '결국' 침투한다는 것이다.

전기불도, 수돗물도 없는 인도와 나이지리아의 농촌에서도 코카콜라가 팔리고 있다.

중국의 벽지에서 벌어지는 잔잔한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 '책상 서랍 속의 동화'에서도 아이들은 벽돌 3,000장을 날라 번 돈으로 콜라 한 병을 사서 감로수처럼 나누어 마신다.

우리 안에서도 이런 현상은 뚜렷하다. 조기 유학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지만 이미 미군정 이후부터 상류층들은 미 군속이 은밀히 운영하는 영어학원에 아이들을 등록시키려 애썼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미국 문화 줄대기'의 영상과는 달리 학생 운동은 끊임없는 '반미'의 심화과정이었다. '우정은 좋지만 간섭은 싫다'

1965년 5월18일 서울대 시위에서 나온 구호는 80년대의 학생 운동 슬로건에 비하면 한결 온화한 것이지만 이렇게 파생된 반미 분위기는 통일에 대한 열망과 한미 관계의 불균형에 대한 자각이 겹쳐지면서 더욱 극렬한 단계로 나가게 된다.

공고한 미국의 세계 지배전략과 역대 정권의 정권 유지 욕구와 맞물린 한미 관계가 균형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책은 1부 한미관계의 역사와 한국사회의 미국적 가치, 2부 우리 교육을 둘러싼 미국주의, 3부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본 미국의 모습, 4부 신자유주의, 세계화, 미국: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좌담회)로 구성됐다.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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