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동아시아 시각서 바라본 '한.중.일 문학'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동아시아 시각서 바라본 '한.중.일 문학'

입력
2000.12.14 00:00
0 0

동아시아 문학 국제 학술대회15~16일동아시아 각국의 문학을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새롭게 접근하는 대규모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한국중국현대문학학회(회장 박재우)가 15, 16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동아시아, 문학사의 새로운 지평'을 주제로 주최하는 이 행사는 국가 단위에 갇힌 채 이뤄져온 동아시아 문학사 연구를 반성하고 새로운 문학사 쓰기를 모색하는 자리이다.

이 대회는 "동아시아 각국의 근대는 국가 단위에 폐쇄된 채로는 올바르게 파악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왜 동아시아적 시각이 필요한가.

서울대 중문과 전형준 교수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한ㆍ중ㆍ일 3국의 상호 영향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둘째 같은 현상을 놓고 3국이 달리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아시아의 지평에서 봐야 포괄적ㆍ객관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구한말 애국계몽운동 시대에 활발하던 시가(詩歌)운동이 일제시대 들어 암흑기로 빠진 것을 한국에서는 국권 상실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중국은 신해혁명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하고도 같은 현상을 겪었으니, 국권 상실과 문학적 암흑기를 연계하는 설명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문학사 연구에 '비판적' 시각의 동아시아론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한국이 선도하고 있다.

이는 과거 일본이 주장했던 대동아공영권의 아시아론과는 전혀 다른 것이며, 최근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유교자본주의론에도 매우 비판적이다.

중국은 거의 관심이 없다가 대표적 문학ㆍ학술지인 '동방문화'가 작년 하반기부터 따로 '동아시아론' 을 다루는 등 최근 들어 그런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도 국문학 연구가 국내에 갇혀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중ㆍ일ㆍ대만의 대표적 중문학자와 국내 국문학ㆍ중문학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중문학계의 원로인 김시준 교수(서울대 중문과)의 정년을 기념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주제 발표자는 중국의 쾅시니엔(칭화대 중문과), 쿵칭둥(베이징대 중문과), 우푸후이(중국현대문학관 부관장), 천스허(후단대 중문과), 일본의 후지이 쇼조(도쿄대 중문과), 대만의 천팡밍(국립정치대 중문과), 한국의 김시준, 김윤식(서울대 국문과) 최원식(인하대 국문과) 정과리(연세대 국문과) 교수 등이다.

논의는 중국 현대문학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먼저 각국에서 중국과 자국 문학사를 어떻게 써왔는지 점검한다. 이어 정과리 교수가 '문학사가 필요한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필요하다면 어떻게 쓸 것이냐에 대해 발표한다.

이 도발적인 질문은 문학사를 자명한 것으로 여겨온 중국 학자들에게 특히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여러 주제 발표에 대해 중문학자 정재서 백원담, 국문학자 고미숙 김재용 등 날카로운 논객들이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어서 결코 싱겁지 않은 학술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02)880-6073.

오미환기자

mhoh@hk.co.kr

입력시간 2000/12/13 18:52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