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히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어도 음반이 나올 때 마다 발라드 팬들의 기대를 갖게 하는 가수가 있다. 1993년 '015B'의 객원 가수로 출발한 김돈규도 그중 하나이다. 나미의 '슬픈 인연'을 리메이크, 잊혀졌던 노래를 다시 히트 시켰던 저력있는 가수이다.데뷔 7년. 김돈규가 다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솔로 1집 '나만의 슬픔'을 31만장, 2집 '다시 태어나도'를 10만장 판매했던 저력을 이번에는 좀 더 성숙한 노래로 발휘했다.
히트 메이커 이경섭의 작곡, 섬세한 가사로 주목받고 있는 작사가 강은경이 만든 '단(但)'을 타이틀 곡으로 내세운 3집 음반 '무아'는 김돈규의 새 활동을 주목하게 만든다. "글쎄요. 목소리 안에 들어 있는 탁성음을 다른 가수들이 갖고 싶어 하던데요"
창법의 독특함 보다는 목소리 안에 잘게 부서져 퍼져있는 고른 바이브레이션에 매력이 많은 가수이다. "날 슬프게 했던 건 그날 밤 그녀가 내 앞으로 남기고 간 편지/ 기다릴 수 있겠나요 나 다녀올게요 이 길 밖엔 없는가 봐요/ 단 내가 돌아오기 전에 날 잊어도 원망 안해요"(노래 '단'에서)
다시 돌아온다는 편지를 남기고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 여자친구와의 이야기가 애절하다.
피아노 전주로 시작되는 그의 발라드는 애상적이면서도 멜로디 라인이 가하다. 허망한 약속일 지라도, 그 약속에 매달리는 남자의 쓰린 마음이 잘 표현됐다.
많은 변신을 꾀했다. 배반한 마음을 노래한 '반심향요(反心向謠)'(작곡:김돈규 이수현 작사:김돈규)는 콩가 리듬으로도 이처럼 특이한 발라드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후반부 가성도 매력적이다. 하우스 게열의 댄스곡 '3분45초간의 고백'(작곡 작사 김형석), 펑키 리듬의 '왜 그래'(작곡 작사 선우)에서는 확실한 저음과 고음의 거친 맛까지 살아 변신을 향한 그의 노력이 돋보인다.
그저 여성스럽기만한 것이 아닌 힘과 매력을 겸비한 김돈규의 발라드가 이제 비상할 시기가 된 것 같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입력시간 2000/12/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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