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43대 대통령은 연방대법원 판결에서 승리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연방 대법원은 12일 수작업 재검표를 명령한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결정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다.
연방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이날 오후 10시(한국시간 13일 정오)께 발표한 판결문에서 "선거인단 확정 시한인 12일을 마감으로 하는 어떠한 재검표도 모두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이 명백하므로 우리는 수작업 재검표 실시를 명령한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판단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5대4로 갈린 이번 판결로 플로리다주의 수작업 재검표는 불가능하게 됐으며 선거일인 지난달 7일부터 35일을 끌어온 법정 공방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부시 후보는 주 선거관리위원회가 인증한 선거결과에 따라 플로리다주 선거인단 25명을 차지하게 돼 선거인단 538명중 271명을 확보, 21세기 미국의 첫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측은 연방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승복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내용을 검토중이며 13일 오후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판사들은 서명하지 않은 다수 의견서에서 "현저한 추가 작업을 수반하지 않은 채 헌법에 명시된 평등 보호 조항에 부합되는 동시에 적법한 절차에 따른 재검표는 명백히 불가능하다"며 "주 대법원의 조치는 적절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판사들은 이에 앞서 수작업 재검표 공방이 '헌법 사안'이라는 데 7대2로 동의했으나, 주 대법원의 수작업 재검표 명령이 헌법과 연방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에는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 등 5명이 찬성하고, 존 폴 스티븐스 판사 등 4명은 반대했다.
스티븐스 판사는 소수 의견에서 "올 대통령 선거 승자의 신원은 확언할 수 없을 지 모르지만 패자의 신원은 완전히 명백하며 바로 우리들"이라고 말했다.
부시 후보측은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즉각 '총체적인 승리'라며 부시 후보의 당선을 기정 사실화했다. 민주당 전국 위원회의 에드 렌들 의장도 "고어 후보가 패배를 시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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