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은 12일 열린 프로축구 신인 드래프트를 사실상 거부했다. 정규리그 성적 역순위로 선수 지명권을 행사하는 규칙에 따라 1순위에서 6번째로 선수를 지명하게 된 수원은 "포기"를 선언한 후 10순위까지 단 한명도 수혈하지 않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1명도 선발하지 않은 것은 수원이 처음.수원측 데스크에 앉은 김호감독, 정기풍 스카우트 등은 1순위 지명을 포기한 후 '옥석'을 가리려는 진지한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수원이 "포기"만을 되풀이하자 드래프트장 곳곳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모 구단 관계자는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고, 한 대학 감독은 "뭐하러 나왔냐"며 흥분했다.
수원은 당초 이날 드래프트에서 선수 1~2명만 충원할 계획이었다. 점찍었던 선수들이 다른 팀에 우선 지명되자 수원은 아예 선수보강을 포기한 것이다. 수원 김호감독은 "우리는 2군 선수층이 두텁고 이날 드래프트에는 우수선수들이 많지 않아 선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감독은 또 "지난 7월 열린 고졸선수 드래프트에서 오규찬(수원공고) 등 6명을 선발한 것으로 올해 신인선발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무리 선수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명문구단임을 자처하는 수원이 신인선수들의 미래가 달린 드래프트에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게 축구인들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김정호 기자
@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