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뽑은 올해의 선수 한 명이 말썽많은 세기의 선수들 보다 훌륭해 보이네.' 12일(한국시간) 로마에서 열린 세계축구인의 밤 행사.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28ㆍ유벤투스)이 2년만에 또다시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98년 월드컵에 이어 올 유럽선수권에서도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끈 지단은 전세계 130명의 대표팀감독들의 투표결과 370점을 얻어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레알 마드리드ㆍ329점)와 브라질의 히바우두(바르셀로나ㆍ263점)를 제치고 최우수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독수리 대머리' 지단은 나이에 걸맞지않는 외모만큼 말도 아끼는 '침묵맨'. 최근 챔피언스리그 1차예선서 퇴장당해 5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것이 마음에 걸렸던 지 지단은 "다시 최우수선수상을 받게 된 것은 정말 큰 행운"이라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반면 11일 20세기 최우수선수 공동수상 결정에 신경이 날카로워진 두 축구영웅 펠레와 마라도나. 이들은 시상식 자리에서도 여전히 불편한 관계를 내비쳐 참석자들을 민망케 해 졸지에 '일그러진 영웅'으로 전락했다.
펠레보다 먼저 상을 받은 마라도나는 펠레가 연단에 오르자 아예 식장을 빠져나갔고 펠레는 "마라도나도 이제 나이 40이 되는 만큼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약물중독에서 벗어나 새 인생을 시작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행사에서 스페인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등 경쟁팀들을 제치고 '20세기의 팀'으로 선정됐고 '올해의 팀' 상은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 돌아갔다. 쑨원(중국)과 미첼 에이커스(미국)는 '올해의 여자선수' 공동 수상자로 결정됐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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