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은 한국 방문의 해이다. 관광산업은 굴뚝없는 제3의 산업으로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얼마 전 외국인이 즐겨찾는 인사동에 가보았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라는 애초의 기획의도와는 달리 어색함이 감돌았다. 길 한복판에 사각형 모양으로 반듯하게 깎여져 박혀있는 회색빛 돌은 현대적이고 서양적 분위기를 흠씬 풍겼고 검정색 벽돌바닥도 이에 일조하고 있었다.
인사동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한번쯤은 꼭 들러가는 우리의 얼굴중 하나다. 이런 인사동이 상품화 논리를 앞세운 개발에 의해 변질되어가고 있다. 입구에는 오락실, 커피전문점, 편의점이, 그리고 거리의 노점상엔 국적 불명의 상품이 널려있다.
인사동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갤러리라고 할 만큼 이 곳 인사동에는 60여개가 넘는 화랑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화랑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어디서 무슨 전시회가 열리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게시판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또한 인사동을 대표할 관광상품도 개발되지 않았다.
그리고 인사동엔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거리엔 마땅히 있어야 할 휴지통 하나도 눈에 띄지 않고, 공공화장실 또한 부족하다.
안내소는 구석에 있는 탓인지 이용객의 발 길이 뜸하다. 안내원은 자원봉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그들조차도 인사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는 관광객들과 다를 바가 없다. 더 가관인 것은 안내소에 비치되어 있는 안내 팜플렛이다.
인사동의 역사, 유래는 커녕 관광명소조차 제대로 명시되어 있지 않고 지도라는 것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 현재 시중에는 인사동에 관한 서적 하나도 출판된 것이 없다. 그만큼 연구 실적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인사동에는 한국적인 것을 보여줄 만한 게 없다. 현재의 인사동은 고작해야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시장과 다를 바가 없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 널뛰기나 그네뛰기 등 민속놀이중의 어느 것이라도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인사동은 지금 전통과 현대, 그 과도기에 놓여 있다. 인사동 거리를 관광상품화 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의 개발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전통과 현대의 조화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지금처럼 보존되어야 할 문화상품들이 밀려나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의 얼굴 인사동. 이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선보라미ㆍ서울 서초구 방배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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