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 첫날 '신경전'12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시작된 제4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박재규 통일부 장관과 전금진 북측 단장은 처음부터 신경전을 펼쳤다.
박장관은 "남측 사람들은 남북관계의 뜨거움이 점점 식어간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러한 우려가 없도록 회담에 성실히 임해주기 바란다"고 운을 뗐다. 그러자 전 단장은 "역풍이 불지 않아야 한다. 내가 (박 수석대표보다) 연장자이니 (나를) 존경해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응수했다.
이어 박 장관은 "존경해 주겠다. 하지만 존경 받을 수 있도록 확실하게 해 달라. 남측의 많은 분들은 전 단장의 말과 실제(행동)가 다르다고 우려한다"고 맞받았다.
전 단장은 이에 "잘못된 것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하지만 북쪽이 떼왔다(손해보며 양보해왔다). 숫자로 계산해도 (북측이) 얼마나 시혜를 베풀었는가"라고 강조했다.
고성만 없었을 뿐, 팽팽한 언쟁이었다. 작심한 듯한 박 장관의 태도가 눈에 띄었다.
박 장관은 이날 평양 출발 전 "북측에 알려줄 것은 알려주고 짚을 것은 짚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충식 한적 총재에 대한 북측의 비난 등에 대해 '확실히'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행동이다.
남측 대표단이 이같이 당당한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이행되지 못한 남북합의 스케줄과 내년 사업일정을 원만히 조정하느냐 여부가 이번 회담의 성패를 판단할 기준이 될 듯 하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