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미국 퀄컴사로부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관련 기술료 8,600만 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됐다.12일 ETRI에 따르면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는 8일 ETRI가 퀄컴사를 상대로 낸 CDMA 기술료 분배금 중재 요청에 대해 ETRI의 주장을 받아들여 미지급 기술료8,600만 달러를 지급하도록 판정했다. 국제중재재판소는 또 ETRI의 주장대로 기술료 배분 기한을 2006년까지로 확정했다.
ETRI와 퀄컴은 1991년 퀄컴의 CDMA 원천기술을 활용한 상용화 기술 공동개발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ETRI가 공동개발에 기여한 대가로 퀄컴이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로부터 징수한 기술료의 20%를 나눠주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퀄컴이 합의서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 기술료 분배 대상을 PCS와 무선교환기를 제외한 셀룰러 휴대폰으로만 한정해 전체 기술료의 11%만 ETRI에 지급했으며, ETRI는 이에 반발해 98년 10월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신청을 냈다.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6월말까지 퀄컴에 지불한 기술료는 6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ETRI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기술료 분배대상과 시한 등 ETRI의 주장이 모두 받아들여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면서 "그러나 퀄컴이 이에 불복, 미국 법원에 제소할 수도 있는 만큼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