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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점 탈락' 이변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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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점 탈락' 이변 나오나

입력
2000.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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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대는 변환점수 관건2001학년도 수능시험에서 만점자가 66명이나 양산되면서 만점자도 탈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3~4개 문제를 틀려야 얻을 수 있는 390점 이상 고득점자도 7,941명에 달해 수능 고득점 성적표가 곧 합격이라는 공식은 올 입시에서는 여지없이 깨지게 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 입시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고득점 수험생들"이라며 "이들은 이제부터 수능성적표를 놓고 고차원 방정식 풀이에 버금가는 각 대학 전형 방식 풀이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서울대 특차에 지원하려는 고득점 수험생은 우선 학교생활기록부를, 연ㆍ고대 특차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은 변환표준점수 변수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대에 지원하려는 390점 이상 고득점자들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변수는 학교생활기록부.

특차모집에서 학생부 5과목 석차백분율을 10등급으로 나눠 반영하는 서울대의 경우 학생부의 영향력이 엄청나다. 각 등급간 격차는 1.5점으로 4등급을 받을 경우 4.5점이 감점된다. 학생부 4등급 만점자는 1등급 396점 학생에게 뒤지는 꼴이 된다.

전과목을 30등급으로 나눠 반영, 등급당 0.82~2.32점이 감점되는 정시모집의 경우 그 영향력은 더 커진다. 그래서 학생부의 불이익을 안고 있는 특수목적고 학생들의 경우 만점자라 하더라도 서울대 입시에서 고배를 마시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부를 수, 우, 미 등 평어로 반영하는 연ㆍ고대의 경우도 반영과목ㆍ방법이 달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려대에 지원하면 학생부 만점이 되지만 연세대에 지원하면 5점이 감점되는 경우도 있다.

연ㆍ고대에 지원하려는 고득점 수험생들에게는 변환표준점수도 관건이다. 원점수는 같다 하더라도 난이도와 가중치를 부여해 환산한 변환표준점수는 380점대 학생들 간에 5~7점의 편차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연ㆍ고대의 정시모집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부여하는 가중치도 복병이다. 연ㆍ고대의 경우 원점수가 같다고 하더라도 가중치 부여에 따라 최대 5점까지 차이가 벌어진다는 게 입시기관들의 분석이다.

이밖에 제2외국어를 20점 반영, 영향력이 큰 서울대의 경우 제2외국어 점수도 만만찮은 변수다. 인문계열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반드시 자기 점수대의 제2외국어 평균점수를 비교해 유ㆍ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전문가들 예상

지난해에 비해 수능 점수가 대폭 상승, 변별력이 현격하게 떨어지면서 이번 대학입시에서는 어느해보다 학생부, 논술, 면접 및 구술고사 등 수능 외 전형요인들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학별로 각양각색인 수능 외 전형요인의 반영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이번 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입시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관리실장은 "학생부 성적이 좋거나 논술이 강한 수험생들에게 유리한 입시가 됐다"며 "특차모집은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데다 규모도 161개대 13만1,434명으로 크게 늘어 학생부와 논술이 약한 수험생들이 집중 지원 할 만 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수능의 변별력 저하로 영역별 가중치 적용방식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 서울대 연세대 등 34개 대가 가중치를 부여하므로 유ㆍ불리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수능에서 남학생은 수리탐구ⅠㆍⅡ, 여학생은 언어영역이 강세"라며 "남녀공학 가운데 영역별 가중치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남학생은 여학생 선호 학과로서 언어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인문 및 어문계열을 피하는 것이 좋고 여학생도 같은 이유로 상대와 법대를 피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모집군 가운데 가ㆍ나ㆍ다군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에 여기서 승부를 걸고 라군은 '만약의 경우 필요한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평가이사는 "교차지원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지원자격이 충족되고 수능점수가 정시모집 예상합격선보다 높다면 소신있게 지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시모집에서 370점 이상 수험생은 2~3차례, 그 이하는 3~4차례의 지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위권과 하위권 수험생에 대해 2개 정도는 소신지원을 하도록 권유했다. 또 신설학과나 첨단기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명칭이 바뀐 학과의 경우 경쟁률이 크게 높아졌던 전례를 들어 지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논술 실력이 좋은 수험생이 유리한 입시라는 견해에는 동의하면서도 "논술은 점수 차이가 기껏해야 5점에 불과하므로 이를 믿고 지나친 상향지원을 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당부하고 있는 점도 눈 여겨볼 만 하다.

이은호기자

leeeun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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