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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살리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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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살리기 운동'

입력
2000.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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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선린洞 화교 범연강씨"광광객·외자 유치 효과

관광특구지정으로 종합개발 이루어져야"

자장면의 고향은 어디일까. 중국의 베이징(北京)도 아니고 쓰촨(四川)도 아니다. 자장면은 19세기말 인천으로 이주해 온 중국인들에 의해 만들어 졌다는 게 정설이다. 그 자장면의 고향 인천 선린동 차이나타운은 50년전 모습 그대로 퇴락한 뒷골목 풍경으로 멈춰있다.

이곳에 요즘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사람이 있다. 대만 국적의 화교인 범연강(范延强ㆍ40)씨는 12년동안 중국에서 해오던 사업을 청산하고 들어와 100년이 넘은 옛 중국식 건물을 개ㆍ보수하여 전통 중국음식점인 태림봉(泰臨鳳)을 열고 화교들을 모아 '차이나타운 살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차이나타운이 살아나면 화교들도 좋지만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해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1997년부터 인천시와 중구가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발맞춰 관광상품으로서 '차이나타운 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그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에 대해 "차이나타운 살리기 운동이 종합 개발이 되지 못하고 가로등 설치나 도로보수 등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며 "외자유치와 토지매수 등을 통한 종합개발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부에 관광특구지정 신청 등을 할 예정이라는 범씨는 "여기를 떠났던 화교친구들도 그런 제도적 방안이 마련된다면 다들 돌아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범씨는 화교의 경제 활동 상황이 그 나라의 외국인 투자의 '바로미터'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전에 화교는 200평 이상의 토지를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정 등이 있어 화교들 사이엔 한국은 경제활동을 하기엔 안좋은 곳이라는 인식이 아직도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교자본은 지금 세계경제를 좌우할 정도로 엄청나다"며 "한국의 변화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차이나타운을 살리는 것이 요즘 한국이 주력하는 외자유치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씨는 1979년 화교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을 졸업하고 형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일을 했다. 당시 한국에서는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어 88년 중국으로 들어가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원단을 수입해서 그곳에서 넥타이 등을 생산하는 일이었다. 사업은 잘 됐지만 늘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저도 김치를 안먹으면 안되는 한국인들과 똑 같거든요." 범씨는 "나는 한국과 중국의 퓨전음식인 자장면처럼 중간적인 존재"라며 "자장면처럼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차이나타운을 만들고 싶다"며 웃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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