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고난 딛고…홀어머니와 동생의 뒷바라지 속에 지난해 법원행정고시에 합격한 30대 장애인이 올해에는 사법고시 2차시험에 합격했다.
1996년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뒤늦게 사시를 준비해온 조 봉(31ㆍ충북 충주시 용산동)씨는 3번째 도전 끝에 최근 42회 사법고시 2차시험에 합격, 판사의 꿈을 눈앞에 두게 됐다.
5세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약간 부자유스러운 조씨는 89년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여읜 뒤 허드렛일을 하는 홀어머니 김춘자(金春子ㆍ58)씨와 동생 조 성(趙 城ㆍ29)씨가 어렵게 마련해준 돈으로 공부를 계속해왔다.
조씨는 집에서 매달 부쳐주는 40만원으로 생활고를 해결하며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하루 20시간씩 공부에 매달렸다. 특히 동생 성씨는 명지대에 합격했으나 2학년만 마친 뒤 중퇴, 5년 동안 야채 행상과 아이스크림 배달 등 억척스럽게 일을 하면서 가정을 꾸리고 형의 학업까지 뒷바라지했다.
조씨는 "어머니와 동생의 뒷바라지가 없었다면 오늘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라며 "3차시험(면접)에 합격하면 판사나 교수가 돼 장애인의 인권문제 등에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충주=한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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