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3번째 당선, 이온 일리에스쿠루마니아 대통령을 역임한 이온 일리에스쿠(70) 루마니아 사회당(PDSR) 당수가 10일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극우 민족주의자인 바딤 투도르 대루마니아당(PRM) 당수를 누르고 3번째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여론조사 기관인 IMAS가 2만 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유권자중 50.4%가 투표한 이날 결선투표에서 일리에스쿠는 70.2%의 지지율을 기록, 29.8%의 지지를 얻은 투도르를 가볍게 눌렀다. 공식개표결과는 11일 이후 발표된다.
일리에스쿠 대통령 당선자는 구 소련에서 교육을 받은 공산당 스파이 출신으로 독재자 니콜라예 차우세스쿠 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었으나 1989년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무너뜨리고 차우세스쿠 처형을 주도했다. 이듬해인 1990년 대통령에 당선됐고 연임에 성공했으나 1996년 대학교수 출신인 에밀 콘스탄티네스쿠 현 대통령에게 패했다.
일리에스쿠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데는 경쟁자인 투도르 대루마니아당 당수가 반 유대인, 인종 편견적 발언으로 루마니아의 모든 언론에 의해 국수주의자로 낙인 찍힘에 따라 반사적 이익을 크게 본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유럽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 대선 기간에 중도적 입장의 정당들과 언론들은 '예측할 수 없는 국수주의자' 투도르 보다는 공산주의자로서의 전력이 있긴 하지만 '보다 덜 악한' 일리에스쿠를 지지해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또 현 콘스탄티네스쿠 정권이 그 동안 약속했던 개혁 이행과 국민생활 수준 향상에 실패한 것도 일리에스쿠가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일리에스쿠는 경제, 민주화 개혁과 함께 현재 루마니아인 대부분이 고용돼 있는 국영기업 매각의 재검토,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일리에스쿠는 "성숙함과 책임감을 보여준 루마니아 국민의 승리"라면서 "루마니아인들은 극단주의와 전체주의를 거부했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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