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결과승복" 마지막 승부처미국 연방 대법원 판결에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과연 승복할 것인가.
고어 후보와 부시 후보는 10일 각각 대리인을 내세워 일단 연방 대법원의 최종판결에 승복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양 후보측은 언론을 통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력히 주장하며 연방 대법원에 대한 간접적인 압력을 가하는 등 팽팽한 공방전을 늦추지 않았다.
고어 후보측의 데이비드 보이스 수석 변호사와 부시측의 소송전 총책임자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이날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양측의 법정다툼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보이스 변호사는 NBC 방송의 '언론과의 만남' 프로그램에 출연, "처음부터 우리는 법의 지배를 존경할 것임을 밝혀왔다"고 전제하고 "연방 대법원이 수작업 재검표 불가 판결을 내릴 경우 모든 것이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스 변호사는 그러나 고어 후보가 선거 패배를 공식 시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딕 게파트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연방 대법원에서 불리한 판결이 나온다면 고어 후보가 대선 패배를 공식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파트 의원은 ABC 방송의 토론 프로에 출연, "우리는 법의 지배를 인정해야 한다"면서 "고어 후보 역시 최종 판결에 승복하고 패배를 시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거의 모든 TV 방송의 토크쇼에 출연한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연방 대법원이 부시 후보에 유리한 판결을 내릴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이로써 이번 대선의 승자가 명확해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커 전 장관은 이날 FOX방송에서 "연방 대법원이 이번 선거와 관련한 최종적인 법률적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비록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정통성 시비를 완벽히 해소해 주지는 않을 것이지만 누가 당선자로 확정되더라도 합헌적이고 정당한 방법을 통한다면 결국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같은 상황으로 미루어 연방 대법원이 부시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경우 이번 대선은 고어 후보가 '명예로운 패배'를 시인하며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연방대법원이 고어후보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릴 경우, 승부의 향방은 중단됐던 수작업 재검표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종 개표 결과는 자칫 선거인단 선출마감시한(12일)을 넘길 수도 있어 이 경우 또 다시 부시 후보측이 개표 결과의 적법성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또 주 의회가 연방 대법원의 판결과는 상관 없이 주 법에 따라 선거인단을 독자적으로 선임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고어 후보와 부시 후보는 변호인들과 대리인들이 열띤 법정 공방과 홍보전을 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낸 것과는 달리 일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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