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불법역외펀드 조성혐의금융감독원은 제일화재가 불법적으로 수백억원의 역외펀드를 조성해 운용한 사실을 적발하고 이동훈(52)회장 등 7명에 대해 출국금지조치를 요청했다.
금감원 임재영 보험검사2국장은 11일 "제일화재가 1996년께부터 약 400억원의 해외펀드를 조성한 뒤 러시아채권 등에 투자해 1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보고도 거래내역 전체를 회계장부에 기재하지 않은 불법사실을 특별검사에서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해외펀드 투자과정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이 회장 등 전현직 임직원 7명에 대해 지난달 28일 법무부에 출국금지조치를 요청했다.
이 회장은 1970년대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이후락씨의 아들이자 김승연한화그룹 회장의 매부로 1997년부터 제일화재 회장을 지내왔다.
금감원은 이 회장이 역외펀드 자금의 일부를 횡령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아직까지 외화 밀반출 등의 구체적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자금운용 과정의 외환관리법 위반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화재는 이에 대해 "역외펀드는 인수합병(M&A)을 저지하기 위한 자사주매입과 러시아채권 매입 등에 사용한 정당한 투자였다"며 "역외펀드를 장부 외로 운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횡령과 외화밀반출 의혹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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