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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물 처리장 외국선 어떻게 / (하) 프랑스·스웨덴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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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물 처리장 외국선 어떻게 / (하) 프랑스·스웨덴의 경우

입력
2000.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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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의 15%를 수출하며 59기의 원전을 운영하는 프랑스. 그러나 프랑스에서도 한때 주민의 거센 반발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조사와 실험실 운영을 전면 중단한 일이 있다.폐기물처분장 부지 선정을 2차례나 백지화한 적이 있는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정부가 안전성을 확신하고 주도해야 주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파리 동남쪽 180㎞ 떨어진 로브(L'aube) 처분장은 라 망쉬(La Manche) 처분장에 이어 1992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정부가 전국 지질조사를 통해 먼저 3개 후보지를 선정, 지자체와 협의를 시작했다.

유치신청을 받는 것보다 과학적 조사를 통해 안전한 후보지를 찾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후보지 중 로브의 로브 술렌 뒤(국내 읍 규모 기초지자체)가 유치에 나섰고 부지로 결정됐다.

이 마을 필립 달마뉴 읍장은 인터뷰에서 "나는 처음 폐기물처분장 입주를 반대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이제는 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ANDRA)의 투명정책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1년에 1만 7,000회의 방사성 수치검사, 즉각적인 결과 통보, 시설공개, 외부 연구소의 생태계 연구 등 공개정책이 얻어낸 성과다. 처분방식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드럼통을 콘트리트 안에 넣고 다시 흙을 덮는 천층 처분.

ANDRA의 자크 탕보리니 대외협력관은 "고준위폐기물 실험실을 폐쇄한 후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법령을 만들었다.

정부는 1999년부터 고준위폐기물 실험실을 짓고 있으며 2006년까지 보고서를 제출, 처리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 차원에서 핵폐기물처리 문제를 합의, 해결했다는 사실이 흔들림 없는 원전정책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스웨덴의 포스마크처분장은 고준위 처분장이 아님에도 바다 속에 굴을 파고 완전격리한 방식이 특이하다. 스톡홀름에서 2시간 정도 차로 달려간 읍살라카운티 포스마크 처분장은 원래 원전이 가동중인 부지를 활용한 터라 반대 여론은 적었다.

발틱해 바다 밑에 폐기물 처분장이 있으리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처분장 보 코외마크 소장은 "생태계와 완전 격리돼 더욱 안전하다고 인식되기 때문에 이러한 동굴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해안에서부터 경사지게 파인 동굴은 가로 8㎙, 높이 6㎙, 총연장 5㎞. 입구에서부터 1.2㎞ 들어가자 저준위 폐기물을 넣는 터널과 중준위 폐기물을 넣는 격납고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해저 15㎙ 동굴 속에 컴퓨터그래픽과 비디오를 볼 수 있는 홍보관이 설치돼 있고 그 옆 유리창 너머 작업복 등 저준위 폐기물을 저장한 길이 165㎙의 터널이 있다. 필터 등 중준위 폐기물은 네모진 콘크리트 탱크에 담겨 지름 25㎙, 깊이 50㎙의 원통형 격납고에 차곡차곡 채워 넣어진다. 탱크를 집어올리고 넣는 것이 모두 원격조종실의 명령에 따라 로봇팔로 이루어진다.

이 곳 역시 마스크는커녕 방호복도 입지 않았다. 차폐가 철저해 폐기장의 방사선 수위는 자연방사선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거대한 해저 시설을 움직이는 것은 7명의 오퍼레이터, 2명의 일반관리직 등 15명에 불과하다.

코외마크 소장은 "처분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조언은 오직 이 것뿐이다. 정확한 정보를 밝힐 것, 모든 것을 공개할 것, 늘 정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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