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박금성씨 사표제출 / 편중인사에 낙마 '최다명 서울청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박금성씨 사표제출 / 편중인사에 낙마 '최다명 서울청장'

입력
2000.12.11 00:00
0 0

박금성(朴金成) 서울경찰청장이 학력 허위기재 의혹으로 취임 사흘만인 9일 전격 사임하면서 사태발단 및 사임배경, 후속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태발단

박씨의 학력 허위기재 의혹이 외부로 돌출된 데는 여권 실세그룹간 갈등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각 신문에 목포고 출신으로 발표되고, 모 신문에 한화갑(韓和甲) 민주당 최고위원이 목포고 동창회에서 박 청장을 축하하는 만평이 게재되자 6일부터 목포고 출신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박씨 발탁은 목포고와는 상관없는데 왜 한 최고위원을 배후로 부각시키느냐는 반발이었다. 당시 경찰 안팎에는 박씨가 서울청장에 임명된 것은 고교(목포해양고) 선배이자 여권내 실세인 김옥두(金玉斗) 민주당 사무총장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결국 출신고교를 재확인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사퇴로 이어졌다.

◆사임 배경

박씨가 중도하차한 것은 학력 허위기재라는 공직자로서의 도덕성 문제가 직접적 원인이 됐지만, 근본적으로는 경찰내부와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온 호남편중 인사와 특혜시비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5일 경찰 수뇌부 인사에서 '조직활력'을 이유로 치안정감 4명을 동시에 퇴진시키면서 경찰청장과 서울청장을 동시에 호남출신으로 기용,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호남일색의 편중인사' '호남친정체제 구축'이라는 집중화살을 받았다.

더구나 1998년 이후 총경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온 박씨를 무리하게 서울청장에 발탁, 경찰내부에서조차 "인사관행을 무시하고 2년8개월만에 3계급을 승진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학력 허위기재 의혹까지 일자 인사편중 논란은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확대됐다.

박씨는 비난여론에도 불구, 9일 오전까지만해도 "학력과 관련해 떳떳하다"며 버텼다. 그러나 이날 오후 국회 예결위에서 야당의 집중공세가 펼쳐지자 김 사무총장은 "박 청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고, 박씨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사표를 제출했다.

◆후속인사와 충격파

경찰은 박씨의 조기 낙마로 연쇄적인 후속인사가 불가피하다. 후임 서울청장에는 이팔호(李八浩ㆍ56) 경찰대학장이 연륜과 출신지(충남 보령)면에서 가장 유력하고 결원된 치안정감에는 전남 완도 출신인 이대길(李大吉) 경기청장이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경기청장 자리를 놓고 치안감들이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이번 인사파문으로 5명의 치안정감이 3일 사이 한꺼번에 옷을 벗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경찰조직은 상당한 인적자원 손실과 인사공정성 훼손 등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청장자리를 놓고 벌어진 내부 권력암투와 인사편중 시비, 도덕성 논란으로 인해 내부적 인사불만과 조직동요, 대외적 신뢰도 손상 등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며 "수뇌부의 무더기 퇴진으로 인해 장기적 인사운용에 문제가 생기고 경찰개혁마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