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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임원인사 달라진 풍속도 / 원로 '퇴진' 40·50대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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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임원인사 달라진 풍속도 / 원로 '퇴진' 40·50대 '전진'

입력
2000.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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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승진인사 '축제'가 벌어지는 연말 인사 시즌을 맞았으나 주요 대기업 임원들은 풀이 꺾인 모습이다.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승진 인사는 커녕 "쫓겨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연말 인사는 통상 지난 한해 영업실적에 대한 논공 행상을 따진 후 대폭적인 승진을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는 계기로 활용됐다.

■원로 퇴진, 40~50대 전진배치

올해 정기인사는 과거와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무엇보다 지난해 까지 그룹 차원에서 단행하던 임원 인사를 계열사 별로 알아서 하는 것이다.

이는 소액주주와 참여연대 등의 감시의 눈길을 의식한 것으로 대주주의 일방적 임명이라는 '황제 경영'에 대한 비판을 예방하고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임명하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겠다는 포석이다.

LG 삼성등 일부 그룹들은 통상 연말에 해오던 임원 인사를 내년 2, 3월 이후로 미룬 것이 대표적인 사례.

또 원로 경영진을 물갈이하고, 40~50대를 전진배치한 점도 눈길을 끈다. 내년도 경기 전망이 '매우 비관'쪽으로 기울다 보니 보수적 경영으로는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경영진을 리더십이 있고 활기찬 신진들로 대거 교체할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오너를 중심으로 똘똘 뭉칠 수 있도록 오너 가족들을 전면에 포진할 가능성도 점쳐 지고있다.

더욱이 예년처럼 대폭적 승진 인사를 통한 '축제' 의 형식이 아닌 소폭 승진인사와 함께 실적을 다그치는 '논공행상의'방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재벌기업은 임원 뿐 아니라 부차장급까지 인원 정리를 검토하고있는 알려졌다.

4대그룹 중에서는 SK그룹이 가장 먼저 지난 8일 계열사 별로 인사를 단행했다. SK그룹은 40년대생 사장들을 부회장 승진 발령을 통해 경영일선에서 후퇴시킨 반면 유승렬(劉承烈ㆍ50) SK㈜사장 등 50년대생 들을 실무 경영진에 대거 포진시켰다.

또 최창원(崔昌源ㆍ36) SK글로벌 부사장 등 30대 오너 친인척들을 부사장급에 전진 배치한 것도 실질적 오너인 최태원(崔泰 源) 회장의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기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 현대 가신경영진 퇴진여부 주목

지난해 무려 422명의 임원을 승진시키는 사상 최대규모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던 현대그룹은 올해 9월 현대자동차가 계열 분리되고 중공업에 대한 지배력도 크게 약화하면서 승진인사 규모가 미미할 전망이다.

오히려 주력기업인 현대건설의 경우 차장급 직원들까지 10%이상 감원하고 일부 사업부문을 매각 혹은 분리해 정리할 계획이어서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현대의 다른 계열사들도 이런 침체 분위기를 감안, 승진인사를 최소 규모로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의 이번 인사 관심 포인트는 가신그룹의 퇴진여부.

지난 5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은 오너 책임경영차원에서 조만간 현대건설대표이사 회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져 김윤규(金潤圭) 현대건설 사장 등 현 가신경영진의 진퇴여부와 후임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삼성ㆍ LG 내년으로 연기

삼성그룹과 LG의 경우 주주총회에 맞춰 내년 2월에서 3월쯤으로 인사 시기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그런대로 좋게 나왔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불투명하다"며 "각종 경비지출은 줄이고, 승진 인사도 꼭 필요한 만큼만 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LG그룹 관계자도 "올해 경상이익이 3조원을 웃돌고 있지만 내년 경기가 불황으로 예측되는데다 IMT2000사업을 앞두고 구조조정 등을 더욱 가속화해야 하기 때문에 승진인사 규모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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