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왕시에 거주하는 중학생 학부모이다. 경기교육청이 지난달 발표한 안양권역(안양 의왕 과천 군포) 고교평준화안에서 의왕시만 비평준화제도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생활권도 같고 교육여건도 비슷한 의왕시를 왜 평준화지역에서 제외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차현숙ㆍ경기도 의왕시 고천동평준화안 경기도교육청은 11월29일 고교 비평준화로 인해 치열한 입시경쟁이 벌어지고 고교서열화로 교육적ㆍ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성남시 분당구와 고양 부천 안양 군포 과천 의왕 등 수도권 7개 신도시지역의 평준화 도입방안을 담은 한국교육개발원의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올 1월 교육개발원에 이 지역의 고교 평준화와 관련한 용역을 의뢰했으며, 교육개발원의 보고서를 토대로 연말까지 최종안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새 제도는 며 2002학년도 고교입학생(현 중학교2년생)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보고서가 공개되자 의왕시민들은 물론 시장까지 나서 이에 반대하는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육개발원이 안양권역중 의왕시만 당분간 비평준화 지역으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왕은 안양권에서도 외곽에 위치해 있고 권역내 다른 시와 교육여건의 격차가 있어 현행 비평준화 입시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의왕시가 제외된 이유 한국교육개발원은 4개시의 학군 분리ㆍ통합 갈등 때문에 이러한 방안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과천과 안양 시민 대부분은 지역별로 학군을 분리하는 방식의 평준화는 찬성하지만 전권역을 단일학군으로 통합하는 데 반대하는 반면 의왕시민들은 절대 다수가 단일학군 평준화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쪽의 의견을 모두 수용하는 유일한 방식은 4개시 중 의왕시를 비평준화로 묶어놓는 대신 의왕시 중학생들이 안양과 과천의 고등학교에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김흥주(金興柱)박사는 "일단은 비평준화 지역으로 남겨두고 집중투자를 통해 교육여건을 향상시킨 뒤 평준화 지역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의왕시의 반발 의왕시의 비평준화 잔류를 제안한 방안이 발표되자 마자 시민들은 '의왕시교육발전추진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시민들은 4개시가 같은 생활권인데다 과천과 의왕은 1개의 국회의원 선거구로 획정돼 있는 등 분리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력수준 차이는 지역간 차이가 아니라 개별 학교간 차이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과천ㆍ의왕 출신인 안상수(安商守ㆍ한나라당)의원은 "교육개발원의 제안은 교육권의 평등이라는 평준화방안의 기본 취지를 무시하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안의원은 "더구나 의왕시에 중학교는 12개가 있고 인문계 고교는 3개밖에 없어 비평준화 지역으로 남더라도 실제로 대부분 중학생은 안양이나 과천으로 진학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비평준화지역으로 묶어 놓으면 의왕지역 고교에 진학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소외감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안 의왕시의 반발이 커지자 경기도교육청은 고입제도 기획팀을 만들어 재차 의견수렴에 들어갔지만 모든 지역을 만족시킬 만한 개선안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양대 교육학과 정진곤(鄭鎭坤) 교수는 "학부모들이 평준화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찬성하면서도 학군분류를 놓고 갈등을 빚는 이유는 지역별 교육여건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막연한 의견수렴 보다는 각 학교의 교육환경, 시설, 교사의 자질 등에 대한 세밀한 조사를 거친 후 이를 토대로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하고 이 계획을 제시하며 학부모들을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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