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삼성차 부채 해법 마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삼성차 부채 해법 마찰

입력
2000.12.11 00:00
0 0

연말까지 3주앞으로 다가온 삼성차 부채 해법에 금융계ㆍ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삼성은 지난해 삼성차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그룹 차원의 책임을 지기 위해 삼성차 부채 중 2조4,500억원을 갚겠다고 약속했다.

문제의 발단은 삼성이 현금으로 부채를 갚지 않고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갖고 있던 비상장 주식(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내놓은 것이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 등 생보사 상장을 무기연기하는 바람에 이 부채처리 해법은 일단 차질을 빚게 됐다.

삼성과 채권단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내년 1월1일부터 연 19%의 연체이자를 물릴 것이냐 여부이고, 나머지는 어떤 내용으로 합의서를 재작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삼성과 채권단간 입장이 크게 다른데다, 시민단체가 법정소송까지 낸 상태라 타협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채권단이 유리하나, "삼성생명 상장 무산으로 인한 현 사태에 대해 우리가 모든 책임을 질 수는 없다"는 삼성 입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생보사 상장 연기방침 발표(12월6일) 이후 며칠이 흐르면서 양측 입장이 구체화하고 있고, 몇 가지 시나리오도 급부상하고 있다.

▦시나리오①: 50만주 추가 출연+ 새로운 보완책

이회장이 삼성생명 보유주식 50만주를 추가 출연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삼성측이 이 회장의 50만주 추가 출연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채권단도 어느 정도 양보할 것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채권단 모두 조만간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삼성생명 주식의 가치를 재평가했을 때 이미 내놓은 350만주와 추가출연하는 50만주로도 2조4,5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플러스 알파'가 무엇이냐는 점. 여기에는 첫째 주식가치 재평가에 기초해 50만주 추가출연으로도 부족한 부분은 상장이 실제로 이뤄지는 시점에서 이 회장과 삼성 계열사가 책임지기로 약속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연체이자는 일단 유예해줄 수도 있고, 상장시 연체이자 상당액을 낸다는 조건을 달 수도 있다.

둘째로는 50만주 추가출연외에 이 회장이 주식이 아닌 다른 형태의 현금 등가물을 내놓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아니면 일정 시한까지 삼성이 삼성생명 주식 상당부분을 국내외 매수자를 상대로 장외매각, 2조4,500억원의 일정부분을 일단 갚은 뒤 나머지는 상장시 해결할 수도 있다.

▦시나리오②: 연체이자 부과→합의서 이행

현재까지 채권단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합의서에 따라 삼성측이 일단 내년부터 월 380여억원의 연체이자를 내고, 재평가된 주식가치를 기준으로 부족액은 이 회장의 50만주 추가출연과 삼성 계열사들의 채권단 자본출자 또는 후순위채 매입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삼성측에 가장 불리한 해법이다.

하지만 채권단이 원리원칙대로 밀어붙일 경우 삼성의 반발과 법정공방이 불가피해진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차 추가 손실부담을 거부하겠다고 공언했고, 참여연대는 계열사 손실분담 약정이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며 소송까지 냈다. 이에 따라 채권단 내부에서도 이 방안은 무리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시나리오③: 50만주 추가 출연으로 일단락

삼성측이 바라는 시나리오. 상장이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주식가치 재평가를 토대로 계열사들에 추가손실을 부담케 하고, 연체이자를 물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관계자는 "특히 투자자와 외국인이 그 같은 사태를 묵과할 리 없고, 삼성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겉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 해법에 대해 부정적이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