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발행' 처방전 약효는정부가 극심한 '돈맥(脈)경화' 현상을 풀기 위해 신규대출 풀(Pool)을 담보로 하는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발행이라는 처방전을 내놓았으나 이 방안이 연말 자금난 해소의 특효약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은행들이 '제2의 국제통화기금 체제가 올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대출을 극도로 자세하면서 불어 닥친 연말 자금한파가 이번 대책을 계기로 얼마나 풀릴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들다.특히 이번 자금난은 경제 불안과 기업의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만큼 이번 대책이 급한 불은 끄더라도 근본적인 치유책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금난의 원인과 실태
시중에 돈은 풀려 있지만 은행들은 안전한 국공채투자만 할 뿐 기업에 대한 지원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체감 경기가 IMF시절보다도 더 나쁘다"는 위기 의식이 팽배한 데다 기업들에 돈을 대줬다가 또 당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겹치면서 은행들의 '몸 사리기'가 극에 달해 있다. 특히 금융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연말 국제 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우량 기업이 아니면 사실상 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따라서 은행 수신 대비 기업대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금융중개기능이 마비되고 있다.
▲대책의 내용
핵심은 CLO발행. 주채권은행이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에 대한 대출 채권을모아 이를 담보로 CLO를 발행하면 신용보증기금이 50%까지 보증을 해준다.이 대출 채권에는 신용등급 BBB이하 (투기등급)기업의 대출채권이 95%이상 포함돼 그만큼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대출의 문이 열리고, 은행들도 보증으로 위험을 줄일수 있다. 이는 우량 -비우량 기업간 자금조달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막기 위한 처방전인 셈이다.
▲자금난 해결은 미지수
이번 대책의 성패는 은행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주느냐에 달려 있다.CLO에 대한 보증비율이 최고 50%라 해도 투기등급 채권을 일반 투자자들이 사려고 할 지, 은행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조할 지는 불투명하다. 여기에 2금융권은 잇단 금융사고와 연말 유동성 위기로 인해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어 은행만의 협조로 자금한파가 꺽일지도 의문이다.또 회생가능 235개사에 대한 연신만기 연장은 은행들에 "부도를 내지 말라"고 팔목을 비트는 것이어서 갖가지 부작용도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것 저것(대책을)발표해봐도 기업과 경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백약이 무효일 것"이라고 털어 놓았다. 결국기업과 금융구조조정의 조속한 완결만이 자금 시장 안정의 특효약인 것이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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