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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소련-쿠바동맹' 복원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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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소련-쿠바동맹' 복원 야심

입력
2000.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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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쿠바를 국빈 방문한다. 러시아 국가 원수의 쿠바 방문은 1991년 소련 붕괴 후 처음이다. 이에 앞서 1989년 4월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쿠바를 방문한 바 있다.푸틴의 이번 방문은 냉전 종식 후 냉각된 양국간 경제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과거 소련-쿠바의 동맹관계를 시대에 걸맞게 복원시키겠다는 정치적 의미를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대형 니켈회사인 인테르로스의 블라디미르 포타닌 사장은 7일 푸틴과 쿠바 방문 문제를 논의한 뒤 "러시아가 쿠바에 진출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이번 방문기간 중 3억 달러 규모의 니켈 공장 설립, 핵발전소 건립 지원 등 다양한 경제교류 방안을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약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푸틴의 접근은 한때 국민총생산(GNP)의 20%를 차지했던 소련의 원조가 중단된 후 파산위기에 몰린 쿠바 경제의 숨통을 터주는 대신, 쿠바가 갚아야 할 대 러시아 부채를 돌려 받겠다는 계산도 포함돼 있다.

양국간 경제교류는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견지해온 미국 주도의 쿠바제재에 대한 '묵시적 인정'을 철회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푸틴의 쿠바 방문은 지난 5월 대통령 취임 후 그가 보여준 일련의 사회주의권 관계복원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북한과 중국을 연쇄 방문한 푸틴은 내년 초에는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푸틴은 또 미국의 견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이라크 리비아 이란 등에 잇달아 무기 제공 등을 제의하면서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이 같은 행보는 과거 소련과 동맹 혹은 원조관계를 맺었던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다시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국내적으로 과거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버금가는 권력을 장악한 푸틴은 최근 옛 소련 시절 국가(國歌)를 부활시키는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때문에 그가 표방한 '강한 러시아'가 구 소련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서구 사회가 주시하고 있다. 한편 푸틴은 쿠바 방문 후 캐나다를 방문, 북극지역 개발 등 경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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