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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구조조정 혼돈틈타 외국은행 '밑바닥 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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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구조조정 혼돈틈타 외국은행 '밑바닥 훑기'

입력
2000.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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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비과세' 출시 카드·대출사업 확대국내 은행들이 구조조정 방향을 둘러싸고 진통을 거듭하는 것을 틈타 외국 은행들이 다양한 계층을 겨냥한 '저인망'작전에 돌입, 국내 은행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그동안 고액 자산가들을 주 타깃으로 영업해오던 씨티은행의 경우 최근 '생계형 비과세저축'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생계형 저축은 65세 이상 노인 생활보호대상자, 장애인 등이 2,0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입하는 상품.

씨티은행측은 "고객군을 고소득층, 중산층 중심에서 저소득층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에 따라 이 상품을 판매하게 됐으며 앞으로 여러 계층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또 내년 초부터 국내 은행과 차별화한 인터넷 뱅킹 사업에 착수키로 하고 폭넓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씨티 리볼빙카드'의 경우 다른 카드들과 달리 결제해야 할 시점에 총결제 금액의 5%만 결제하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카드사업 분야도 더욱 기반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SBC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HSBC는 12일 서울 서초동 지점을 개점하고 내년 초 방배동 지점을 여는 데 이어 내년 하반기까지 수도권에 2, 3개 지점을 추가로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HSBC는 올 4월부터 '풀 서비스형 주택담보 대출'을 통해 고객층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는데 성공했다. 이 은행의 대출 조건은 연리 8.5%로 기간은 최장 30년. 이자율 만으로도 주택은행의 대출 조건(연 9.5%)보다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또 담보설정비, 인지대를 은행측이 부담할 뿐만 아니라 화재, 천재지변등 피해를 당했을 때 보상해주는 종합재산보험도 들어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고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공격적 경영으로 HSBC의 총수신 규모는 지난해 말 5,799억원에서 올 10월말 현재 1조2,318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하평완 한국은행 은행국장은 "금융구조조정의 방향을 둘러싸고 국내 은행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외국 은행들은 무서운 속도로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이 조속히 부실은행 처리방향을 확정하고 구조조정을 완료,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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