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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벤처 기회는 다시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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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벤처 기회는 다시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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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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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IMF 위기극복의 최대 공신, 재벌을 대체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지식기반 신경제의 견인차로서 기대와 찬사를 모아 왔던 벤처가 순식간에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연속적으로 터지는 벤처관련 금융사고는 벤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면서 '과연 우리나라 벤처에 미래가 있는가'라는 벤처 회의론마저 대두된 실정이다.

그러나 벤처생태계에 나타난 일시적 혼란현상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은 벤처의 발전이나 경제 회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현실에 대한 냉철한 직시와 당면 위기 극복 방안이다.

우선 벤처위기가 초래된 원인에 대해 신중하게 점검해 보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벤처의 혼란과 위기는 벤처에 대한 사회 전반적 학습부족과 구조적으로 취약한 금융시장의 위기가 복합되어 나타난 현상이다.

초단기적으로 팽창한 코스닥 시장에 의해 초래된 과잉기대 심리가 투자과열을 가져오다가 나스닥의 부침, 대기업의 도산위기, 유가인상, 금융과 기업구조조정의 부실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기관투자가의 선도적 시장탈출로 인한 시장붕괴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단기간에 급등한 주가와 과잉 유동성을 확보한 벤처기업이 지나친 낙관론을 가지고 방만하게 사업을 전개해 온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우리 벤처가 활로를 찾으려면 벤처기업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성과와 실적이 신뢰를 창출하게 될 것이나, 지금 당장은 벤처 스스로 새로운 각오를 갖고 도전하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투자자와 시장에 믿음을 주어야 한다.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의 방만한 요소를 제거하고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 자원과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정직을 바탕으로 한 투명경영으로 투자자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창출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코스닥 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코스닥의 제도개선과 함께 안정적 자금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기금이 이러한 역할을 감당할 때가 되었다. 연기금이 코스닥 시장을 지지해 주면 시장의 안정성도 높아져서 일반투자자의 심리적 부담이나 손실도 줄어들 것이며, 연기금도 자산운용 수익률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M&A펀드의 확대 및 규제 완화에 의해 회수시장으로서 M&A의 역할이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대기업의 벤처투자도 확대되어야 한다. 대기업의 벤처투자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이는 세계적 추세이다.

현재의 위기가 모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급속하게 확대되던 벤처열풍의 조정기가 진행되면서 보다 건전한 생태계로 발전될 것으로 믿는다.

인터넷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 변경을 포함하여 수익창출이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협소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 성장을 하기 위한 수출 및 해외 직접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민족 벤처네트워크(INKE)대회가 이러한 기회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벤처는 탁월한 소수가 시장을 선도해 가는 게임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신생산업에의 시장참여 과정에서 일시적 과잉투자와 다수의 경쟁탈락 현상은 불가피하다.

개별기업은 살고 죽지만 시장전체의 파이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가 보다 중요한 이슈다.

현재 벤처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난 수년간 벤처만큼 우리사회의 의식변화 및 경제구조개편에 기여한 실체는 없다.

벤처자본시장 침체로 인해 벤처업계는 당분간 어려움이 예상되나 이 시기를 거치면서 체질이 한층 단단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관건은 위기상황속에서 얼마나 집중적 노력을 지속할 수 있느냐에 있다.

한정화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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