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진남북조시대 대표적 산문작품인 '세설신어(世說新語)'(살림 발행)가 처음으로 완역됐다. 위진남북조시대 송(宋)나라의 문인 유의경(劉義慶ㆍ403~444) 이 지은 세설신어는 후한말에서 동진말까지 약 200년간 실존했던 제왕과 귀족, 문인, 현자, 스님, 부녀자 등 700여명에 달하는 인물의 언행과 일화 1,130조를 수록해 놓은 고사 모음집이다.당시 문학, 예술 정치 역사 사회상 등 인간생활의 전반적인 면모를 담고 있어 중국의 중고시대 문화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데 필독서로 꼽히는 책이다.
간결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위진시대 언어예술의 높은 품격을 보여주고 있는 세설신어는 중국 고전소설사상 지인소설(志人小說)이라는 유파를 정립해 후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에도 널리 회자되는 등용문(登龍門), 난형난제(難兄難弟), 점입가경(漸入佳境) 등 책에 등장하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용어들이 후에 고사성어와 경구로 정착됐다.
철학적인 사고와 역사의식을 비롯해, 비유와 암시, 유머와 기지, 조롱과 독설 등 짧은 언담들 속엔 인간 군상의 다양한 심리적 면모가 집결돼 있는 것이다.
김장환 연세대 중어중문과 교수가 번역해 상권(1996년)과 중권(1998년)에 이어 이번에 하권을 내놓아 완간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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