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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初 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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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初 心

입력
2000.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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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초심(初心)'이라는 낱말만큼 자주 쓰이는 것은 없을 듯 싶다.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 각층의 지도급 인사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초심'을 얘기한다.말하는 장소와 때, 표현방식은 다르다 해도 결론은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경제 뿐 아니라 정치판에서도 이 단어가 최근 급격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 '초심'이란 단어가 현 시대의 화두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초심이란 처음의 마음 상태다. 현재 자주 언급되는 초심은 IMF 체제 진입 초기의 마음가짐을 지칭하는 듯 싶다. 3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과 소득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열심히 했는데도 경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전망 또한 불투명하다.

뭔가 잘못이 있는 것은 틀림이 없는데, 이는 초심의 상실에서 기인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초심이란 무엇이었을까. 우선 떠오르는 것이 금 모으기와 제 1기 노사정위원회의 합의 등이다. '6ㆍ25 이후 최대 국난'이라는 IMF 체제를 맞아 우리 힘으로 다시 경제를 살리자는 그런 마음이었다.

지극히 애국심에 호소한 이것이 바탕이 돼 98년 초 69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전 가구의 5분의 1 이상인 351만명이 참가, 225톤(21억3,982만달러)의 금을 모을 수가 있었다. 세계가 놀랄 정도였다.

■그렇다면 지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우리는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 집단 이기주의와 개혁 피로감, 패배주의 등을 극복하자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경제란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하기 전에 먼저 따져봐야 할 일이 있다. 왜 초심이 사라졌느냐는 것이다.

또 금 모으기 운동이 일어나면 응답자의 60% 이상은 참여하지 않겠다고 대답한 한 조사결과에 대한 초심 회귀론자 들의 분석이 궁금하다.

/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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