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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 초보자를 위한 '와인에 관한 모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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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 초보자를 위한 '와인에 관한 모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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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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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 손짓하는 계절이다. 올해엔 햇포도주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의 향미가 어느 해보다도 빼어나다고 해서 와인 열풍이 한층 고조될 듯한 분위기다.'하늘에 떠 있는 별의 숫자만큼이나 많다'는 술, 와인. 나라와 지역, 포도 품종과 생산회사, 품질등급과 빈티지(포도 수확연도) 등 기본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그 종류를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만큼 와인은 왠지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술이기도 하다. 그 다양하면서도 풍부한 미감과 까다로운 격식 때문에 지레 주눅부터 드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와인도 어디까지나 즐기기 위한 술. 괜히 부담을 가질 이유가 없다. 적당한 호기심과 애정, 기초 상식만 갖춘다면 누구나 수준 높은 마니아의 경지에 오를 수도 있다.

조선호텔 소믈리에(와인 감식전문가) 한상돈(33)씨는 "초보자라면 가볍고 부드러운 맛을 지닌 대중 와인부터 시작해 점차 떫은 맛이 강하고 값이 비싼 와인으로 옮겨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와인의 종류가 워낙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나만의 와인리스트'를 만들어 맛을 경험한 와인의 내용을 하나둘씩 기록해 두는 습관을 들여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격식이 있는 모임에서 자주 와인을 대하게 되는 연말. 한상돈 소믈리에와 수입주류 전문업체 '아영주산(02-3443-9603)'의 도움말로 와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초 상식을 알아본다.

생산국마다 각기 다른 품질 등급체계만 제대로 알아도 절반은 접고 들어가는 셈이다.

프랑스 와인의 경우 최고급이면 라벨에 '원산지통제명칭 포도주'라는 뜻의 '아펠라시옹 도리진 콩트롤레(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ㆍAOC)'가 표기되며 중간에는 생산지나 포도원의 이름이 삽입된다.

이어 VDQS(질 좋은 포도주에 대한 규제법규 표시), '시골의 포도주'라는 뜻의 '뱅 드 페이(Vins de Pays)'는 중급, '테이블 와인'의 뜻인 '뱅 드 타블(Vins de Table)'은 저급 포도주다.

최근 해외 수출량이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 1963년부터 프랑스의 등급체계를 모방하여 DOC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DOCG→DOC→IGT→비노 다 타볼라(Vino da tavola) 순으로 등급을 매기고 있다.

독일은 '우수한 질의 포도주'라는 뜻의 QmP→'특정 지역에서 나는 질 좋은 포도주'의 약어인 QbA→란트바인(Landweinㆍ시골 와인)→타펠바인(Tafelweinㆍ테이블 와인)의 순이다.

와인은 색깔에 따라 화이트, 레드, 로제 와인으로, 떫은 맛(탄닌 성분)의 정도에 따라 드라이(dry)와인과 스위트(sweet)와인으로, 숙성 기간에 따라 영(young)와인과 올드(old)와인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은 냉장고에 2∼3시간 정도 넣어두거나, 얼음을 띄운 찬물에 20∼30분 병째 담가두었다가 섭씨 10∼12도로 조금 차갑게 마시는 것이 좋다.

레드와인은 이보다 조금 높은 15∼17도에 마시는 것이 이상적. 온도를 적당히 맞췄더라도 잔에 따라놓으면 금세 온도가 올라가므로 마실 때는 글라스의 줄기를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와인잔은 윗부분의 끝이 좁고 아래 부분이 통통한 튜울립형. 그래야 특유의 향이 밖으로 흩어지지 않는다.

와인을 마실 땐 우선 잔에 따른 와인의 색을 눈으로 감상하고, 손잡이만을 잡고 흔들어 향이 골고루 퍼지게 한 뒤 코를 가까이 대 향을 맡는다. 이어 포도주를 약간 입에 넣고 돌려 혀의 각 부분이 골고루 맛을 느끼도록 한 뒤 목으로 넘기는 것이 순서다.

맥주나 소주 마시듯 꿀꺽꿀꺽 많은 양을 한번에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매너. 또 코르크 마개를 따자마자 바로 마시기 보다는 일정 시간 동안 숨을 쉬게 해준 뒤 마시는 것이 맛이 좋다.

▲ 와인은 오래된 것일수록 좋다

장기 보관이 가능한 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프랑스 보르도나 부르고뉴 와인이 초기에 주로 소개되었기 때문에 생겨난 속설.

와인은 원료 포도의 품종 및 생육조건에 따라 마시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기가 정해지는데 대개 1~2년 안에 마시는 것이 주종을 이룬다. 와인은 또 보관기간보다는 포도 수확연도에 의해 맛이 좌우된다.

▲ 발포성 와인은 모두 샴페인이다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발포성 포도주만을 일컫는다. 우리 '안동소주'와 같은 고유명사처럼 프랑스에서는 명칭을 엄격히 규제하여 타지역의 발포성 포도주에는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절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 '육류엔 적포도주, 생선엔 백포도주'는 반드시 지켜야 할 공식이다

프랑스인의 입맛을 기준으로 생겨난 관습일뿐 법칙처럼 지킬 필요는 없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마시면 그만이다.

▲ 프랑스 보르도의 샤토(포도농장)에서 생산된 와인은 모두 명품이다

보르도 지역 중에서도 메독, 포이악, 그라브, 생테밀리옹 등지의 샤토 와인은 흔히 최고급 와인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원료인 포도의 품질이 기후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유명 샤토에서 생산된 와인이라도 연도에 따라 맛과 품질에 큰 차이가 날 수도 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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