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고어 "와일드카드가 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고어 "와일드카드가 있다"

입력
2000.12.07 00:00
0 0

*대법판결·부재자투표소 심리…승소땐 역전'와일드카드' 부재자투표 소송을 주목하라.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에게 마지막 희망인 플로리다주 대법원 재심리를 하루 앞두고 6일 열리는 세미놀 카운티와 마틴 카운티의 부재자투표 무효소송 재판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마틴 카운티는 부재자투표에서만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고어후보보다 2,800여표를, 세미놀 카운티는 5,000여표를 더 얻은 곳으로 어디든 고어측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단번에 역전시킬 수 있다. 두 소송의 심리는 각각 6일 오전 7시와 8시30분에 열린다.

세미놀 카운티 소송의 핵심은 대선 한달전인 지난 10월 이 카운티에서 공화당원 2명이 역시 공화당원인 카운티 선관위 직원의 허락 하에 유권자 ID번호가 누락된 투표신청용지 4,700여장에 해당번호를 기입한 행위가 명백한 불법이므로 이 지역의 투표용지 1만5,000장을 무효 처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참관인으로 참여한 해리 제이콥스라는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제기한 이 소송에 고어측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플로리다주의 선거법은 부재자투표 위법행위에 대해 엄격히 법률을 적용하고 있다.

1997년 마이애미 시장 선거 당시 사망자의 이름을 이용해 부재자투표가 이루어진 사실이 밝혀져 1998년 시장직이 박탈된 후 투표 신청용지는 본인과 직계가족, 선거관리인만이 기입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게다가 이번 사건이 배당된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의 니키 클라크 판사와 공화당과의 악연이 있어 고어측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7년 경력의 흑인 여성인 클라크 판사는 지난 9월 고등법원 판사후보에 올랐으나 부시후보의 친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가 다른 판사를 임명하는 바람에 밀려났다.

부시측은 "이번 소송이 투표과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않은 사소한 실수"라며 애써 무시하고 있지만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 재판부 기피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기각당하자 수석변호사인 배리 리처드를 긴급 투입했다. 5일 열린 청문에서 부시측은 "지금까지 플로리다의 모든 표가 집계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고어측이 이번에는 수천표의 무효처리를 주장함으로써 모순에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일부의 '위법투표' 행위로 인해 적법하게 투표한 1만 3,000여표가 무효화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문제에서 거리를 두어왔던 고어측은 적극적으로 측면지원에 나섰다. 고어는 5일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원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곳에서 공화당원이 들어와 투표신청용지를 고쳤고 그 표가 합산됐다"며 재판에 질 경우 주 대법원에 상고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한편 플리리다주 대법원은 5일 이날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장악하고 있는 주 의회가 대선 투표 논란에 대해 입장을 설명하는 자료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부시,고어 양보없는 설전 계속

* 부시 "이젠 패배인정을" 고어 "州대법판결 보자"

미 대선이 치러진 지 4주째인 5일에도 민주, 공화 양당은 한치의 양보없는 설전을 계속했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는 이날 "대선시비의 종결여부는 앨 고어 후보의 결단에 달려있다"며 고어의 패배시인을 촉구했다. 부시 후보는 텍사스 오스틴의 주지사 집무실 앞에서 전날의 잇단 판결을 거론한 뒤 "이같은 일련의 상황에 매우 고무돼 있다"며 "이제 사태가 조기에 종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시 후보는 "고어 후보의 법정투쟁이 모두 해결될 때까지 각료 임명은 유보하겠지만 조속한 시일내에 차기 정부에 기용할 인물 발표를 시작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권 인수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들을 보내 안보브리핑을 해 준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연방대법원 등의 잇단 불리한 판결이 나온 '블랙먼데이'에 두문불출했던 고어 후보는 이날 오후 백악관 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전히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며 플로리다의 변호인단도 역시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의외로 밝은 표정의 고어 후보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결코 불리했다고 보지 않으며 리언 카운티의 판결도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가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미놀과 마틴 카운티의 부재자 투표 소송도 주 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예상한 뒤 "현재의 모든 논란은 결국 플로리다 주 대법원에서 판가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고어의 러닝 메이트인 조지프 리버맨 부통령 후보도 "주 대법원이 최후의 조정자가 될 것"이라며 주대법원의 판결이 끝나야만 승복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의 리처드 게파트 하원 원내총무도 고어 후보의 법정소송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