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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외부영입 CEO '全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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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외부영입 CEO '全無'

입력
2000.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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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등 낙하산 대부분 '젊은피' 수혈도 인색 구조조정 사각지대 남아구조개혁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공공부문 중에서도 가장 폐쇄적인 분야는 공기업 사장(최고경영자) 인선 관행이다.

새로운 경영진 선임 제도는 도입됐지만 현재 공기업 사장들의 면면을 보면 결과적으로 '새로운 피'의 외부수혈 없이 여전히 '정치논리(낙선ㆍ공천탈락 정치인)' '기관논리(유관부처 고위관료)' '혈통주의(내부승진자)'에 의해 결정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6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국내 21개 정부투자ㆍ출자기관 사장 중엔 전직 관료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고, 정치인 출신도 7명이나 된다.

4명은 민간출신이지만 모두 내부승진 케이스다. 연령별 분포를 보면 과반수가 넘는 11명이 60세 이상이며, 53세가 최연소 사장이다.

결국 21개 공기업 사장 가운데 외부에서 영입된 순수 민간출신인사는 단 한명도 없고, '젊은 피' 수혈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낙하산, 아니면 내부승진이란 이분법적 경영진 선임관행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 감사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 군,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당, 주무부처, 도의원 출신까지 '힘있는 자리'의 출신들로 완전 포진되어 있다.

물론 13개 정부투자기관과 민영화대상 출자기관은 '사장추천위원회 구성(비상임이사 과반수+이사회선임 민간인)→주무장관에게 복수추천→주무장관 제청→대통령임명'으로 이어지는 합리적 경영진 선임절차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복수후보에서 단수후보로 좁혀지는 주무장관 제청 및 대통령 임명 과정에서 '최종 낙점자'는 정치권이나 소관부처 출신인사들로 정해진다.

정치권에선 '함께 고생했던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이유로, 주무부처는 "퇴직 고급인력에 대한 배려'를 이유로 자기 사람들을 공기업에 밀어넣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이율배반적 잣대는 시중은행들에 대해 은행장 외부영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산업ㆍ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해선 추천위 절차도 운영하지 않은 채 금융당국 고위직인사를 임명하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한 고위당국자는 "현 정부 출범 초 2,3개 공기업은 시범적으로 젊고 유능한 외부인사를 파격적으로 임명할 계획이었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정부관계자는 "사실 낙하산을 타고 온 경영자가 근로자들에게 고통분담을 설득하거나 강제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5일 4대 개혁점검회의에서 공기업 인사개혁을 위해 앞으로 '경영진풀(pool)'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제도가 없어서 낙하산 관행이 지속된 것은 아닌 만큼 얼마나 투명성과 객관성이 확보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성철기자sclee@hk.co.kr 유병률기자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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